중소형株의 시간이 온다

고준혁 입력 2021. 1. 22. 00:20 수정 2021. 1. 2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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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기준 연초 대비 코스피 10%·코스닥 1%↑
"개인이 선호하는 대형주, '이익의 성장성'도 우위"
4분기부턴 중소형이 영업익 컨센 증가율 앞서
성장주 로테이션 전망·연기금 코스닥 비중 확대 '긍정적'
이익 개선 강도 세면서 대주주 지분 큰 곳 '추천'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의 ‘1월 효과(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현상)’가 올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주의 이익 개선세가 중소형주를 능가하고 있는데다, 대거 유입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도 대형주 투자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중소형주 강세장이 올 거란 전망은 계속 나오고 있다. 조만간 실적 성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이 어느 때보다 낮아진 지금이, 중소형주를 선점할 기회로 평가된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성장성’ 있는 중소형株, 올해는 아냐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10.00%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1.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중 시가총액 대형주는 10.8%, 중형은 6.7%, 소형은 6.9% 올라 대형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래 중소형주 1월 효과는 패턴으로서 매년 존재하는데, 올해는 연초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유입으로 이들이 익숙한 삼성전자나 이런 것을 사다 보니까 패턴이 뒤바뀌었다”라며 “대형주 자체의 주당순이익(EPS) 전망 증가세가 가파르다 보니 주가 상승률이 좋았고, 배당락 이후 성적이 나쁘지 않은 중소형주를 완력 관점에서 압도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유입된 개인 누적 순매수는 대형주가 9조4000억원, 중소형주가 1조2000억원으로 대형주 유입액이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9월 개인의 대형주 누적 순매수액이 36조3000억원, 중소형주는 10조원으로 차이가 3.6배 정도인 데 비해 높은 것이다. 올해 개인들은 대형주를 더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현재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12개월 선행 EPS 증가율(후행 EPS 대비 선행 EPS)은 각각 44.9%, 37.2%를 기록 중이다. 일반적으론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이익의 성장성이 더 큰 편이지만, 예외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는 이익 증가 폭이 크지 않아도 이익 안정성이 있는 것으로, 중소형주는 이익 안정성은 낮지만 높은 성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 회복 ‘낙수효과’,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

올해 1월은 중소형주가 부진했음에도, 이들이 강세를 보일 날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실적 개선 측면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대형주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경기 회복기엔 덩치가 큰 회사들이 먼저 이익을 기록하기 시작한 뒤 작은 규모의 협력사들에 온기가 퍼지게 된다. 이러한 낙수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상반기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부진했다가 경기부양 효과가 3분기부터 나타나며 기업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대부분 대형주였다”며 “그러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을 보면 중소형주가 더 개선 폭이 큰데, 이는 3분기 대형주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낙수효과가 중소형주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주의 순환매장이 곧 진행된다는 관측도 중소형주 강세 전망에 힘을 싣는다. 코로나19 기저효과에 기인한 기업이익 개선과 금리 상승이 멈추는 4~5월쯤 가치주에서 성장주로의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중소형주에선 성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성장주 흐름이 온다면 이에 따른 수혜를 입는단 논리다. 중소형주를 업종별 비중으로 보면 IT(24.8%), 헬스케어(18.3%), 경기소비재(15.0%) 등 순으로, 각 업종에서도 IT장비/부품, 2차전지, 자율주행 등 고성장이 기대되는 종목군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지난 19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점도 중소형주엔 호재다. 정부는 증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현재 1~2% 수준의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높이고 투자 성과를 판단할 때 쓰는 추종 지표에 코스닥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적 개선되면서도 대주주 지분 늘어난 곳 ‘주목’

현 시점까지 중소형주의 약세로 밸류에이션은 낮아진 상태기 때문에, 실적 개선세가 양호하면서 주가가 부진한 종목을 선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중소형주 중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날 기준 한 달 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곳은 총 6곳이다. 같은 기간 주가가 떨어졌거나 상승률이 10% 미만인 곳은 GKL(114090)과 녹십자(006280) HMM(011200)이다.

김상호 연구원은 기업 이익이 증가한 중소형주 중에서도 3개월 전 대비 대주주 지분율이 유지 또는 증가한 종목을 추천했다.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대주주는 기업 경영에 더 밀접한 것으로 판단, 대주주 지분율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한정했을 경우 해당 종목은 SK머티리얼즈(036490)와 만도(204320), 스튜디오드래곤(253450) 등이다.

한편 중소형주 선점 전략은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선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유효하나 긴 호흡에서는 대형주 비중확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 강화 국면에서 대형주가 시장을 이끌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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