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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T 추종자들은 "걱정할 것 없다, 돈 계속 찍어내면 돼"

김지섭 기자 입력 2021. 01. 22. 03:09 수정 2021. 11. 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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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무한정 풀려 인플레이션 우려엔 "정부가 국채 발행해 풀린 돈 흡수하면 돼"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초저금리로 시중에 돈을 쏟아부으며 걷잡을 수 없게 빚이 늘어나는 것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세상 쓸데없는 걱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바로 현대화폐이론(MMT·Modern Monetary Theory) 추종자들이다.

MMT 이론가들은 정부가 돈을 무한정 푸는 방식으로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그 숫자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정부는 계속해서 돈을 많이 찍어내 위축된 소비와 투자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빚은 아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계속 돈을 찍어내 돌려막으면 된다. 중앙은행 역시 제로(0) 금리와 국채·회사채의 무제한 매입으로 계속 돈을 풀어야 한다. 이는 정부는 물론 민간의 부채 부담을 줄여준다. 빚의 원금은 계속 불어날지 몰라도, 높은 이자의 빚을 계속 낮은 이자의 빚으로 갈아치워 가기에 빚 상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무한정 풀리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전반적인 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MMT는 이에 대해 “세금 징수나 국채 발행 등으로 시중에 풀린 돈을 흡수해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실업도 별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무제한으로 재정을 풀어 공공사업을 하고, 두둑한 실업 수당을 쥐여주면 그만이다.

이런 파격적 주장 때문에 주류 경제학은 MMT를 ‘이단아’ 취급한다. 래리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MMT를 ‘재앙의 레시피’ ‘무당 경제학(voodoo economics)’이라고 비판했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그냥 틀린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MMT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처음 주목받았다. 세계 각국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지만, 눈에 띄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아서다. 특히 일본이 MMT의 ‘모범 사례’로 거론된다.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을 통해 막대한 돈을 시중에 풀어 왔지만 물가상승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돈을 풀면서 MMT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민간의 빚이 급증하고,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이 급등하는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마저 “재정을 무모하게 쓰면 초(超)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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