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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의 신경영 비전] 코로나와 지구 온난화

e뉴스팀 입력 2021. 01. 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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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전 두산 사장·물리학 박사]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020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7%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인도 전체가 1년간 에너지 소비를 전혀 하지 않은 것과 맞먹는 수치로 일부 언론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후 위기 해결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런데 지난주 세계기상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2020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은 해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고 폭으로 감소했는데도 왜 지구 평균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최고치를 기록했을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는 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게 아니다. 우리가 문제를 악화시키는 속도가 약간 줄어들었다는 것에 불과하다. 비유를 하자면 우리가 낭떠러지를 향해 시속 100km의 속도로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면 작년엔 시속 93km의 속도로 차를 몰았다는 의미이다. 그전에 비해 낭떠러지에 가까워진 건 물론이다. 그래서 지구 평균 기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퍼져나가 각국의 봉쇄 조치가 한창이던 작년 4월, 사람들은 빌 게이츠가 2015년 이미 세계적인 전염병 발생을 경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했다. 빌 게이츠는 방송에 나와 사람들이 자신의 경고를 듣고 전염병에 대비하기를 바랐는데 세계 지도자들 중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인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런데 작년 8월 빌 게이츠는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새로운 리포트를 내놨다.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기후 변화로 인해 2060년부터는 작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망과 경제 손실에 해당하는 정도의 피해가 매년 발생할 것이며 2100년이 되면 그 피해가 코로나의 5배에 해당할 것이라 한다.

우리는 이미 작년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캘리포니아 산불과 예년에 없던 태풍, 호우 등 작년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은 2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손실은 그 50배인 10조 달러라고 하니 정말 2060년부터 코로나 사태 정도의 경제 손실이 매년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 어렵다.

2015년 빌 게이츠의 경고를 무시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없애야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춘다고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 양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다만 더 이상 늘지 않을 뿐이다.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100년 이상 대기에 남아있으면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된다. 작년보다 더 심각한 산불과 태풍, 폭우가 계속되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춘 다음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제거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발전을 하고 그린 수소와 전기 중심으로 경제를 바꿔야 한다. 비용도 많이 들고 세계 각국이 오랜 기간 동안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다가올 재난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란 걸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 배워야 한다. 백신이 없어 봉쇄 조치로 코로나 전파를 늦췄던 것처럼 기후 변화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재난과 인명 피해와 경제 마비라는 가장 비싼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게 될 것이다.

코로나가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인 것처럼 기후 변화 역시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리 내다보고 준비하는 개인과 기업, 국가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신년 초에 국내 대기업이 미국 연료전지 회사에 1.6조 원을 투자해서 최대 주주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좋은 일이다. 더 많은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기술과 사업에 투자해 세계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e뉴스팀 (bo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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