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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가열해도 안 죽어..겨울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나건웅 입력 2021. 01. 22. 10:57 수정 2021. 01. 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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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성 식중독과 달리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 더 기승을 부린다.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어패류와 해산물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최영재 기자>
추운 날씨에 유독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균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식중독은 여름에 유행하는 다른 식중독과는 달리 겨울에 집중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가 1115명 나왔다. 그중에서도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환자(623명)가 전체 65%를 차지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생굴·조개·회 등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었을 때, 또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셨을 때 일어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자와 직·간접적인 접촉에 의해서도 전파된다. 전염성이 워낙 높은 만큼 겨울철에 학교나 병원, 어린이집에서 집단 감염이 나타난다면 노로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 영하 20℃ 기온에서도 죽지 않으며 30분 동안 가열해도 전염성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하루에서 이틀 잠복기를 거쳐 구토·설사·복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오한과 발열, 심한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소아는 구토가, 성인은 설사가 흔하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는 구토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 특히 토사물 1g에는 약 100만개, 변 1g에는 약 1억개 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개인위생은 물론 화장실 등 주변 소독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김진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세균성 식중독과 증상은 유사하지만 차이점도 많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세균 증식 속도가 더뎌지는 세균성 식중독과 달리 바이러스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더 활발히 움직이는 탓에 발병률이 올라간다. 아무리 싱싱한 음식이라도 소량의 바이러스 입자에 순간적으로 오염되면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도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수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 회복되는 게 보통이다. 복통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 진통제, 지사제를 투여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단,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나 유아는 토사물에 의한 질식, 흡인성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입원 치료를 권한다.

겨울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굴·생선·조개 등 어패류를 85℃ 이상 고온에서 최소 1분 이상 가열해 섭취하고 채소와 과일은 깨끗한 물에 충분히 씻어 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칼·도마 등 조리 도구 사용 후에는 열탕이나 염소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은 “날씨가 추울 때는 여름보다 날것을 더 함부로 먹거나 ‘외부에 음식물을 보관해도 괜찮겠지’ 하고 방심하기 쉽다. 이런 방심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키우는 원흉이다. 이미 감염됐다면 타인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집단 생활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탈수를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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