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1990s..일본의 절치부심-日 조선 1·2위 합작사 출범..韓·中엔 '글쎄'

김규식 2021. 1. 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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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의 조선 산업을 따라잡기 위해 일본 조선 1·2위사가 합작사를 설립하고 일본 정부는 금융 지원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합작사는 두 회사 기술·노하우를 합쳐 설계 능력과 영업력 등을 높여보겠다는 차원이고 일본 정부의 금융 지원 검토는 “한·중 조선업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웠다”는 일본 조선업계 주장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조선업 구조조정 지원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했다며 제소했던 일본이지만, 정작 자신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슷한 방법을 선택한다는 시선이 뒤따른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에서도 “한국과 중국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1위 조선사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는 지난 1월 1일 ‘니혼십야드(Nihon Shipyard·NSY)’를 설립했다. 이마바리가 지분의 51%, JMU가 49%를 보유했다. 이마바리와 JMU는 사원 510명을 NSY에 파견할 예정이다. NSY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상선 분야에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며 새로운 선박을 설계하는 등 효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이마바리는 주로 중소형 선박, JMU는 대형 선박에 주력해왔는데 양측 고객 기반을 공유해 새로운 수주처를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건조는 이마바리와 JMU 조선소에서 나눠 진행한다. 그동안 비슷한 선박 수요가 겹치면 건조 능력 부족으로 납품 기한을 맞추기 어려워 수주를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바리·JMU, 합작사 NSY 설립

하가키 유키토 이마바리 사장은 “NSY는 수주 증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에다 요시노리 NSY 사장은 “환경 기술에서 세계 제일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선업 부활을 위해 검토되는 또 다른 카드가 금융 지원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보증’ ‘민관펀드 출자’ 등으로 NSY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SY가 세계 최대급 컨테이너선 6척을 건조해 특수목적법인(SPC)에 팔 것으로 보이는데 이 SPC가 선박 구매를 위해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때 일본의 정책투자은행 등이 보증을 서는 형식이다. 사실상 정부가 보증을 서는 것이어서 SPC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원활해져 배를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조선사는 배를 안정적으로 팔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융자·출자 총 규모는 1000억엔 정도가 될 것으로 요미우리는 내다봤다. SPC는 배를 구입한 후 이를 일본 해운사에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다.

다만 일본 언론은 합작사 설립 등이 한·중 조선업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한국·중국과의 차이가 간단히 메워질 것 같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국 조선업 관계자는 “주력하는 선박의 종류나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본 조선 1·2위가 합작사를 세웠다고 해서 당장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은 1990년대 초까지 세계 신조선 건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했지만, 지금은 한국·중국에 밀리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 1924만CGT(표준선 환산 t수) 중 한국이 819만CGT(42.6%)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중국(793만CGT), 3위는 일본(137만CGT)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한국이 1위, 일본은 4위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kks101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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