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파운드리 확대 의사 내비친 인텔, 영향은?

신민준 2021. 1. 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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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차기 CEO "특정 제품, 외부 파운드리 이용 확대"
삼성, 물량 수주 가능성..종합반도체기업 경쟁 등 부담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미국의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이 자체 생산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제품 중 일부는 외부 위탁 생산(파운드리)를 활용하겠다고 밝혀 삼성전자(005930)의 물량 수주 기대된다.

다만 파운드리만 전문적으로 하는 대만의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 인텔과 경쟁 관계에 있는데다 TSMC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팻겔싱어 차기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종합반도체기업 기조 유지 밝힌 인텔

인텔의 팻 겔싱어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2023년 출시할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프로세서 대부분을 인텔 내부에서 제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겔싱어 차기 CEO는 특정 기술과 제품의 경우 위탁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자체 생산하는) 동시에 우리 포트폴리오(제품군)의 범위를 고려할 때 특정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파운드리 활용은 CEO에 정식 취임한 후에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급박한 팹라이트(Fab-Lite, 생산 시설을 줄이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와 종합반도체의 중간 단계)로의 전환보다 당분간 종합반도체(IDM)기업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인텔이 종합반도체 기업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이 있다.

미국 의회가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0억달러(약 28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 진흥법을 만드는 데 합의할 정도로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확산 등이 가팔라지면서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전통 있는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이 팹라이트 또는 팹리스로 전환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인텔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통해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의 필요성과 인텔이 인력고용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인텔이 보유한 공정 기술력은 삼성전자와 TSMC를 제외하면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차선단 공정 중 하나인 인텔의 10나노(10만분의 1m) 슈퍼핀 공정은 높은 집적도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와 클라우드 등과 관련된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파운드리 투자에 30조원 쏟는 TSMC

외부 파운드리와 관련해 겔싱어 차기 CEO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삼성전자와 TSMC가 인텔의 유력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인텔 수준의 물량을 소화한 수 있는 곳은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와 TSMC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7나노 공정 생산이 가능한 곳도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일하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기업인 TSMC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TSMC는 올해 설비 투자 등에 280억달러(30조8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TSMC는 투자의 80%를 초미세화 선단공정(3·5·7나노)에 사용한다.

TSMC는 또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생산 공장도 건설 중이다. 이곳에는 인텔의 생산공장이 있다. 인텔이 핵심 부품은 TSMC에게 맡기고 반도체 후공정이라고 불리는 패키징 기술은 인텔의 생산공장에서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가전 펜트업(억눌린) 수요 폭발 등으로 파운드리 물량이 밀려 있다는 점에서 TSMC가 인텔의 물량을 전부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는 삼성전자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애리조나와 인접한 텍사스 오스틴에 생산 공장이 있다. 또 인텔이 TSMC와 독점 계약을 할 경우 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TSMC에 견줄 만한 공정 기술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텔의 물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인텔이 두 업체 간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가격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나눠 맡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가 인텔과 경쟁을 하는 종합반도체기업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인텔이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라며 “인텔의 추이를 지켜봐야할듯하다”고 말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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