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일리안

[김윤일의 역주행] '가해자는 조재범' 피해자 인권보호는 어디?

김윤일 입력 2021. 01. 22. 15:27 수정 2021. 01. 22. 16:37

기사 도구 모음

제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징역 10년 6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지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위력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라며 "그런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조재범 전 코치 재판부로부터 10년 6개월 중형 선고
'성폭력 생존자'에 2차 가해 가할 자극적 보도 난무
징역 10년 6월형을 받은 조재범 전 코치. ⓒ 뉴시스

제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징역 10년 6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은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조재범에 대해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같이 선고했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지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위력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라며 "그런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조재범 전 코치는 제자였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를 수차례에 걸쳐 폭행 및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성범죄 부분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조 전 코치는 사랑으로 보살펴야 할 제자를 고등학교 시절부터 강제로 성추행했다. 이에 심석희는 큰 용기를 내 이를 세상 밖으로 알리며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상처가 모두 아문 것은 아니다. 심석희는 선고 직후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있을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향후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위력에 의한 폭행 및 성폭행에 많은 학생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왔다. 과거에 비해 스포츠 인권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피해자 또는 희생자가 발생한 뒤에야 전담 기구 등 후속 조치가 이뤄져왔다.


징역 10년 6월형을 받은 조재범 전 코치. ⓒ 뉴시스

더욱 우려가 되는 점은 자극적인 형태로 전달하는 미디어의 보도 방식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피해자의 신원 및 사생활을 노출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인적사항을 보도해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정황 역시 묘사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물론 심석희의 경우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상당한 국가대표 선수이며 자신이 직접 실명을 밝혔기에 해당 법률을 그대로 적용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심석희는 어디까지나 보호를 받아야 할 피해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조재범 전 코치의 재판 과정이 보도될 때마다 ‘심석희’라는 이름 석 자를 먼저 내세우는 제목 등은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지어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구로 ‘클릭 낚시’를 유도하거나 굳이 피해자의 사진을 선택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실명을 공개했다 하더라도 2차 가해가 우려되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때로는 ‘성폭력 생존자’라는 표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이들은 지옥을 경험했고 어쩌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심석희 역시 올림픽 직전 선수촌을 뛰쳐나오며 자신의 친오빠에게 “죽고 싶다”라는 절박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가해자에 대한 단죄는 재판부가 내려야 하며 1심의 역할은 끝이 났다. 이제 언론 등 미디어들이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해야 할 의무인 언론 준칙을 따라야 한다. 자극적인 보도 행태는 스스로 자중할 필요가 있다.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