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들여 윷놀이판 벌인다?..충남도, 예산낭비 논란

김석모 기자 입력 2021. 1. 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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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조선일보DB

충남도가 6억원이 들어가는 전국 윷놀이 대회 개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는 행사에 예산을 과도하게 투입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는 오는 10월 전국 윷놀이 대회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 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행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총 6억원(국비 3억원, 도비 3억원)이다. 올해 10월 문화의 달 행사를 기획하던 충남문화재단이 계획한 프로그램이다.

충남도는 이번 행사를 계획하면서 추후에는 전통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까지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

충남도 한 관계자는 “광역 시·도와 상의해 지역별 대표를 선발하는 과정을 거쳐 대회를 열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대회 진행 방식은 학술대회 등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국의 2021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자리에서 “북한 주민들도 윷놀이를 굉장히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문제는 윷놀이로 전국 대회 규모의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윷의 크기나 재질, 던지는 방식 등 기준이 없고 지역별 대표 선발 방식, 연령별 참가기준 제한 등 대회를 치르기 위한 규정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학술적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윷놀이를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 도청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충남도 한 관계자는 “윷놀이가 공인된 관련 단체가 있거나 현재 인기있는 스포츠도 아닌데 민속놀이라는 이유만으로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를 추진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것”이라며 “도청 내부에서도 6억원이나 들여가면서 추진해야 할 사업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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