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꼴등' 발언 강원래 "코로나로 2억 5000만원 손실"

오경묵 기자 2021. 1.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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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고충 토로하다 감정 격해져서 나온 말 잘못"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지역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태원 지역 상인인 강원래 대표의 고충과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그룹 클론 출신의 강원래가 ‘방역 꼴등' 발언에 대해 “자영업자의 고충을 이야기하다가 감정이 격해져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강원래는 지난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이태원 일대 소상공인들과 가진 현장 간담회에서 “K팝은 세계 최고인데 대한민국 방역은 전 세계에서 꼴등인 것 같다”고 말해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 사과하면서 “정치적으로 해석돼 조금은 아쉽다”고 했다.

강원래는 22일 이데일리·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방역 정책이 꼴등이라는 표현은, 자영업의 고충을 이야기하다가 감정이 격해져 나온 발언”이라며 “말실수라고 표현하기보다는 말 잘못이었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이후 2019년 말부터 월 기준 손익을 맞췄는데, 코로나 이후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사실상 장사를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가게를 내놨으나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게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강원래는 지난해 이후 월세와 인건비 등으로 약 2억 5000만원의 손실을 입었고, 최근에는 월세를 못 내 보증금에서 월세를 삭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5개월 후에는 보증금도 남아있지 않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자영업자를 위한 재난지원금으로 수령한 것은 총 170만원이라고 한다. 강원래는 “우리 가게는 4층이라서 그나마 월세가 저렴해 1000만원 이하지만 아래 1~2층은 월세가 1500만원에서 25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손 소독제, 마스크를 구입하는 등 자체 방역을 위해 애썼고 영업하지 말라고 해서 1년 가까이 영업을 안 했다”며 “더 이상 어떻게 하나”라고도 했다.

강원래는 “이태원에 있는 가게 상인들과 문자 채팅을 하는데,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감정이 많이 격앙돼 있는 상태”라며 “몇몇 상인께서는 저나 홍석천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들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삭발도 하는 게 어떠냐는 말까지 건넬 정도”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K팝이 세계 최고,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방역은 전 세계에서 꼴등인 것 같다”고 했다.

강원래는 이 발언에 대해 “자영업자의 문제 제기 끝에 안철수 대표가 종로, 홍대, 강남역, 이태원 등 주요 지역의 가게 상인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는 말에 자영업자로서 아쉬움을 이야기하기 위해 참석하게 됐다”며 “자영업자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표현한다는 게 ‘말 잘못’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강원래는 “말 잘못으로 내가 정작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잘 전해지지 못해 안타깝다”며 “그날 (안철수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일을 하게 해달라’는 거였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나”라고도 했다.

강원래에 대한 인신공격성 악플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섬뜩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급기야 고단한 일상을 호소했던 한 시민이 비인간적인 공격에 시리고 아픈 무릎을 꿇었다”며 “상대방을 비판할 때도 지켜야 할 금도라는 게 있는 법”이라고 했다. 그는 “방역 기준을 비판하며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에게 차마 해서는 안될 표현까지 써가며 좌표를 찍어 공격하다니”라며 “이런 폭력이 토론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거냐”고 했다.

22일엔 안 대표가 직접 나서 강원래 대신 자신을 비판하라고 했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강원래씨는 내가 이태원을 방문했을 때 자영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충을 호소하기 위해 나왔던 것이지, 내 지지자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혹시라도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면 나에게 쏟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안 대표는 “생존의 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고 절박한 상황이면 그렇게까지 말했을까 하고 이해할 일이지, 문 정권 지지자 분들이 정치적으로 공격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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