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서, 교보 베스트셀러 사상 첫 종합 1위

양지호 기자 2021. 1. 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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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활황에 '주린이' 겨냥 책 봇물

투자 전문가 유튜버 염승환씨가 쓴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메이트북스)이 22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주식 투자 실용서가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코스피가 3160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주식시장 활황이 계속되면서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움직이며 서점가에서도 전례 없는 주식 책 돌풍이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일러스트=박상훈

◇주린이의 선택은 ‘바이블’ ‘스타 유튜버’ ‘존 리’

주식 초보 독자들은 어떤 책을 샀을까.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최근 1년(2020년 1월 20일~2021년 1월 19일) 사이 가장 많이 팔린 주식·증권 분야 도서 리스트를 입수했다. ‘교과서’가 압도적이다. 1위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길벗). 2005년 첫 출간돼 16년간 100만부가 넘게 팔려 주식 책의 바이블로 꼽힌다. 보통 한 해 3~4만부 팔렸는데, 지난해에는 20만부 이상 나가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 ‘테마주’ ‘주식형·채권형 펀드’ 같은 기초 개념을 밑바닥부터 다져주고, 주식 거래 계좌 개설법까지 알려주는 주린이를 위한 책이다. 박윤경 길벗 차장은 “1월 들어 벌써 2만부가량 나가 작년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다”며 “지난해 5차 개정판을 내면서 텍스트를 줄이고 그림과 차트를 늘려 초보 독자도 이해하기 쉽게 했다”고 했다.

이를 매섭게 뒤쫓는 책이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이다. 출간 전이었던 지난주 사전 예약판매로만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 18일부터 온·오프라인에서 물량이 풀렸는데 지난 21일까지 5만부가 나갔다”고 했다. 출간 나흘 만에 예스24 기준 최근 1년 주식투자책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주린이가 가장 궁금해하는 주식용어 9가지’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 6가지’ 등의 항목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풀어준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 질의응답 형식으로 꾸민 교과서적 책이라는 평가다. 저자는 16년 차 증권사 부장으로 유명 주식 투자 유튜브 방송에 고정 출연하면서 팬층을 다졌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주식 도서는 여성 구매자 비율이 40% 수준인데 이 책은 55%로 여성 지지가 높다”고 했다. ‘염블리’라는 별명을 가진 필자를 믿고 책을 구매하는 여성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예스24 최근 1년 주식 투자 책 판매 순위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주린이’들이 신뢰하는 저자다. 그는 지난해 예스24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톱20에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지식노마드·2위)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베가북스·15위) ‘엄마 주식 사주세요’(한국경제신문·20위) 3권을 올려놨다. 자주 언론과 방송에 출연해 지명도가 높고, 술술 읽히는 글로 인기를 끌었다. 저축보다 주식 투자가 수익률이 높고, 장기간 분산투자를 통해 부자 되라는 업계 정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도 많은데 왜 ‘책’인가

표정훈 평론가는 “인터넷, 유튜브의 시대지만 ‘쌩’초보 입장에서 기초부터 정보를 종합적으로 얻기에는 여전히 책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라며 “주식 투자 유튜브를 보거나 친구·직장 동료와 얘기할 때 필요한 핵심 개념을 책을 통해 접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주식 책 중 양서를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투자 경력이 짧은 사람이 ‘100만원으로 수억원을 벌었다'며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는 책, 주식시장에서 필승 법칙을 찾았다는 책, ‘집 팔아 월세 살면서 그 돈으로 주식 투자하라'는 극단적인 책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투자 결과가 실력 덕분인지, 운이 좋아서였는지 확인이 어렵고, 주식시장에서 무조건 성공하는 법칙을 알면 ‘노벨 경제학상’감일 정도로 딱 떨어진 법칙은 없다는 것이다. 홍춘욱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은 “지난해 대세 상승장에서 국내 주식 투자자 500만명 중 10만명은 큰 수익을 올렸는데, 이들 중 일부가 ‘내가 세계에서 투자 제일 잘한다’는 착각 속에 책을 내고 방송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확률의 문제”라며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해 직접 경험하며 배워야 한다”고 했다.

과거보다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주식 책 구매에 나서는 것도 특징이다. 예스24는 “2020년 주식 책을 구매한 3040 여성 독자는 한 해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같은 통계에서 주식 책 구매자 중 여성 비율도 한 해 만에 28%에서 38%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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