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하며 절반만 일해도 좋아" 서울대, 구글맨 교수로 뽑는다

강다은 기자 2021. 1. 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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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AI 전문가 이준석 박사, 겸직제한 규정 완화해 스카우트

서울대가 미국 구글 본사의 30대 연구원을 교수로 채용한다. 그간 까다로운 겸직(兼職) 규정 때문에 글로벌 인재 유치가 어려웠지만, 지난달 서울대가 규정을 완화해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의 AI(인공지능) 인재를 교수로 뽑게 된 것이다.

22일 서울대는 구글 본사의 리서치 엔지니어인 이준석(36) 박사를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로 임용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구글에 다니면서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3월 임용이 확정돼 마지막 행정 절차만 남은 상태”라며 “곧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다.

글로벌 기업체 직원이 서울대 교수를 겸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서울대는 ‘총장의 허가를 받는 경우에 한해, 기업체에서 주당 8시간 이내 일하는 조건’으로 교수 겸직을 허용해왔다. 조건이 까다로워 인재 유치가 쉽지 않자, 서울대는 지난달 30일 규정을 바꿔 ‘주 8시간 이상 겸직’을 허용했다.

이 박사는 새 규정의 첫 수혜자가 됐다. 구글과 서울대에서 50대50으로 시간을 나눠 일한다. 낮에는 서울대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밤에는 원격으로 구글 업무를 하는 식이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미 조지아공대 대학원을 거쳐, 현재 구글에서 유튜브 동영상의 AI 추천 기술 핵심 연구자로 재직 중이다. 2014년 국제 학술대회인 월드와이드웹 콘퍼런스에서 최우수 학생논문상을 받으며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는 겸직을 폭넓게 허용하면서, 그간 해외 인재 유치의 걸림돌이었던 연봉 문제도 해결했다. 서울대 교수 연봉은 5000만~1억원 수준인데, 글로벌 기업의 박사급 인재들은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겸직 교수들은 기업과 서울대에서 동시에 연봉을 받기 때문에, 서울대 교수로만 일할 때보다 더 대우가 낫다”면서 “대학 입장에서도 제한된 연봉으로 여러 인재를 모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 박사를 영입한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은 “이번 임용은 현실 세계와 대학 간 경계를 허무는 첫 작업”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연구 성과를 학생들이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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