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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애런, 86세 일기로 별세..추모 물결

이석무 입력 2021. 01. 23. 09:23 수정 2021. 01. 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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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홈런타자 행크 애런. 사진=AP PHOTO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행크 애런.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타자이자 흑인 인권운동의 선구자였던 행크 애런(미국)이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USA투데이, ESPN 등 미국 언론들은 “애런이 자신이 살고 있던 미국 애틀랜타 자택에서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저녁에 눈을 감았다”고 23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애런이 현역 시절 활약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도 애런이 별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인 등 세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애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위대한 선수였다. 1954년부터 1976년까지 무려 2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통산 3298경기에 출전해 통산 12364타수 3771안타 타율 .305 755홈런 2297타점 240도루를 기록했다.

애런이 세운 755홈런은 그전까지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보유했던 최다 홈런 기록(714개)을 뛰어넘는 신기록이었다. 2007년 배리 본즈(762개)에게 홈런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통산 최다 홈런 1위를 지켰다.

이후 1982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득표율 97.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헌액됐다. 당시 애런보다 높은 득표율로 헌액된 선수는 98.2%의 지지를 받은 타이 캅이 유일했다.

애런은 23시즌을 뛰는 동안 24차례나 올스타에 뽑혔다. 메이저리그에선 1959년부터 1962년까지 한 시즌에 두 차례 올스타전이 열렸는데 애런은 이 기간에 늘 올스타전에 빠지지 않았다.

애런은 메이저리그 선수 인생을 브레이브스 구단에서만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1954년 밀워키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한 뒤 1966년 애틀랜타로 연고지를 옮긴 뒤에도 줄곧 브레이브스와 함께 했다. 1957년에는 팀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애런은 동시에 가난과 인종차별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주역’이었다. 힘든 집안 사정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목화 농장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야구 장비를 살 돈이 없어 나무 막대기와 병뚜껑으로 연습했다.

애런은 어릴 때 야구팀이 있는 학교를 다니지 못한 탓에 야구 정식 지도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른손 타자임에도 배트를 쥘 때 왼손이 오른손보다 위에 있는 잘못된 그립을 가지고 스윙했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데다 본인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했기에 야구선수로서 성공 가도를 걸을 수 있었다.

애런은 선수 인생 내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협박에 시달렸다. 특히 애런이 1974년 4월 9일 개인 통산 715번째 홈런을 치며 루스의 개인 통산 최다 홈런을 기록을 뛰어넘었을 때 그가 받았던 것은 축하가 아니라 엄청난 살해 위협을 받았다. 당시 ‘더그아웃에서 애런의 옆자리는 늘 비어 있다. 총을 맞을 수 있으니까’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애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메이저리그에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애런의 개인 통산 홈런 기록(755개)을 넘어선 본즈는 SNS를 통해 “나는 몇 차례 에런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영광을 누렸다”며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애런은 매우 존경할만한 분이었다. 그는 상징이자 전설, 진정한 영웅이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애런, 당신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모든 것을 잊지 않겠다. 당신은 선구자였고, 선례를 남겼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선수들은 당신을 롤모델로 삼고, 꿈을 꿀 수 있었다”며 “우리 모두 당신이 그리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역 최고의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은 “애런을 보며 ‘경기장 안팎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오늘 전설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브랜던 로도 “어렸을 때 오직 ‘행크 애런관’을 보고자 명예의 전당을 찾았는데 불행하게도 당시 애런관이 공사 중이었다”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헬멧을 쓴 나는 매우 슬펐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애런은 모든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대단한 선수다. 기록상으로도 대단하지만 인성과 진실성은 더 대단했다”며 “그는 야구에 상징적인 존재였고 미국을 넘어 전 세계가 동경하는 인물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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