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가덕신공항 놓고 '자중지란'..속으로 웃는 민주당

송오미 입력 2021. 1. 23. 10:00 수정 2021. 1. 23. 10: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덕도 내분'에 속 타들어가는 野부산시장 예비후보들
與, 2월 임시국회서 가덕도 특별법 단독 처리 불사 입장
패색 짙었던 민주, 역전 노리며 부산 민심 잡기 '총력'
'가덕'(加德)으로 호(號) 지은 김영춘 "단식이라도 할 것"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서명운동에 동참한 뒤 지지자들과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뉴시스

당초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패색이 짙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며 전세 역전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을 정도로 낙관했던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속이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부산·울산·경남의 미래"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가덕도 신공항을 문재인 정부에서 매듭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21일) 여권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과 함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에서 "신공항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며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선거를 고려한 오락가락 행정으로 시간만 끌고 지역갈등 조장하는 무책임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동참이 없을 경우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에 찬반 당론을 신속히 밝히길 바란다"며 "반대한다면 찬성하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 부산시장 보선 예비후보들도 최근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율 상승세와 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가덕도 신공항에 올인하며 부산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권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김영춘 예비후보는 전날 자신의 새로운 호(號)를 '가덕'(加德)으로 지은 사실을 공개하며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면 단식이라도 할 것"이라고 했다.


박인영 예비후보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발언을 지적하며 "부산 실상과 민심에 대한 무지는 변한 게 없다"고 맹폭했다.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놓고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15명 전원이 지난해 11월 20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당 지도부는 여전히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가덕도 신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도 22일 "앞으로 국책사업 할 때마다 법을 만들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당 부산 지역 위원장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더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며 전날 발언을 수습했지만,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답답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형준 예비후보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당 내분과 관련해 "불편하고 답답하다"며 "민주당은 속으로 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예비후보는 "당이 가덕도 신공항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이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며 "지역적인 이슈로만 보지 말고 대한민국 전체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얼른 '가덕도 TF'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처하든지, PK와 TK(대구·경북)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언주 예비후보도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일어난 선거고 우리가 유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분이 잊혀져가고 있다"며 "(중앙당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안 그래도 예비후보들 간 과열 경쟁으로 민심이 심상치 않은데 신공항 문제를 놓고 갈등을 표출하는 것은 민주당에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데일리안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