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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임대차법 '5% 상한룰' 깼다?..해명나선 국토부

김나리 입력 2021. 01. 23. 13:49 수정 2021. 01.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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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이어지는 '임대차 2법' 후폭풍
정부 해석과 상충되는 법원 조정 나와 논란 확산
당황한 국토부 "당사자 합의 기반..법리해석 아냐" 해명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2019년 10월 23일 이전 등록한 주택임대사업자가 등록 이후 기존 계약을 처음 갱신할 때 보증금을 5%보다 높게 인상할 수 있도록 한 법원 조정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기존 해석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조정은 법리적 해석이 아닌 당사자간 합의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유권해석이 뒤집혔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정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방법원 역시 “합의를 바탕으로 한 조정 결과가 재판부의 판결처럼 잘못 알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9월 2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임대차3법 반대모임과 행동하는 자유시민 관계자들이 임대차3법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 임대사업자 A씨가 전세보증금 인상과 관련해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한 소송에서 임대료를 5%보다 초과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조정 결정이 나왔다.

A씨는 2018년 12월 보증금 5억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은 후 2019년 1월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2월 재계약을 앞두고 임차인에게 기존 임대료의 60%에 해당하는 보증금 3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A씨가 2019년 10월 23일 이전 등록한 임대사업자인 만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 상 임대료 상한 5% 제한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대사업자를 규율하는 민특법에 따르면 이 법 개정안이 시행된 2019년 10월 24일보다 앞서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등록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 계약이 있을 경우, 그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고 재계약할 때 임대사업자가 임대료를 정할 수 있다. 사업자 등록 이후 맺은 첫번째 계약을 법률상 ‘최초 계약’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5%에 해당하는 2500만원까지만 보증금을 인상할 수 있다며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지난해 7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시 임대인이 보증금을 5%의 범위에서만 증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하면서 2019년 10월 23일까지 등록한 임대사업자가 사업자 등록 이전에 맺은 임대차 계약을 등록 이후 처음으로 재계약할 때도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면 임대료 인상률 상한 5%를 적용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해설집을 통해 “민특법 상의 임차인이라고 할지라도 임대차 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민특법 제3조 ‘다른 법률과의 관계’에 따르면 민간임대주택의 건설·공급 및 관리 등에 관해 이 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주택법, 건축법, 공동주택관리법,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까지 간 이번 사건에서 A씨로 하여금 3억원을 인상하도록 하는 조정 결과가 나오면서 임대업계를 중심으로 다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 유권해석에 맞춰 5% 이내로 임대료를 올리다 손해를 본 임대사업자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국토부는 법무부와 함께 설명자료를 내고 “법원의 조정은 당사자의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므로, 법원의 조정 결정이 사법부의 법리적 해석에 따른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정 결정의 내용과 배경, 법리적 근거에 관해서는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원이 정부의 유권해석을 뒤집었다거나 배치되는 판단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조정은 법률적인 판단보다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는 절차로 정식 판결과는 성격이 다른데다, 임차인이 당초와 달리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정 결정이 성립한 남부지법 역시 정부와 비슷한 의견이다. 박혜림 남부지법 공보판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에서 법원이 ‘임대료 5% 상한 룰’이 강행규정이 아니라고 인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정 결과가 재판부의 판결처럼 잘못 알려지고 있는데, 조정위원회에서 당사자들이 합의해온 대로 조정이 성립했을 뿐 법원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결은 물론 법원의 ‘결정’마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이더라도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결과를 법원 판단으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나리 (lo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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