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현대미술을 담은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랜선 사진기행]

송경은 2021. 1. 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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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 테레지엔슈트라세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인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 /사진=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32] 유명 미술관이 밀집해 있는 독일 뮌헨의 예술 특구 쿤스트아레알. 무심코 거리를 걷다 골목을 돌아섰는데 무채색 건물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건물이 시선을 압도했다. 다양한 현대미술 컬렉션을 전시하는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이었다. 형태는 단순했지만 표면은 빨강, 노랑, 초록, 보라 등 다양한 색깔의 막대로 화려하게 모자이크가 돼 있었고, 드문드문 있는 창문에선 건물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비밀스러운 이곳은 하나의 거대한 보물상자 같았다.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인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은 신아방가르드,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 후반 회화 작품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독일 헨켈 신탁의 상속인 우도 프리츠 헤르만 브란트호르스트와 아네트 브란트호르스트의 개인 소장품 200여 점이 그 뿌리다. 개관 당시 700여 점이었던 소장품은 현재 1200여 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세계적인 예술가의 작품은 물론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한 지붕 아래에서 감상할 수 있다. 팝아트의 전설 앤디 워홀의 작품을 유럽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 건물 표면을 덮고 있는 세라믹 막대들을 가까이서 본 모습(왼쪽). 총 23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있다. 오른쪽은 멀리서 본 미술관 전경. /사진=송경은 기자
건축물의 독특한 외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은 독일의 건축가 자우어부르흐 허튼이 설계했다. 직육면체에 가까운 단순한 박스 구조의 3층짜리 건물은 3만6000개에 달하는 색색의 세라믹 막대로 둘러싸여 있다. 23가지 색상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는데 수평으로는 어두운 금속으로 띠를 두른 건물 중앙부를 경계로 위쪽과 아래쪽의 색상 톤을 다르게 했다.

세라믹 막대의 색상 배열은 불규칙한 것 같으면서도 규칙적으로 보였다. 이런 섬세한 작업 덕분에 가까이에서 보면 오색 빛깔이지만 멀리서는 막대의 색이 혼합돼 하나의 균일한 색상처럼 보인다. 또 가까이에서 볼수 있는 세라믹 막대들의 입체적인 형상도 멀리서는 평평하게 보이며 눈에서 사라졌다. 허튼은 "가까이와 멀리에서, 정면과 측면에서 보는 동안 수없는 시각적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란트호스트 미술관 전경(왼쪽). 오른쪽은 전시장 내부. /사진 제공=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자우어부르흐 허튼
반면 건물 내부는 오롯이 전시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화이트와 우드 톤으로 꾸며졌다. 가장 낮은 층에는 미디어와 그래픽 아트 전용 갤러리인 미디어 스위트가 있고 1층에는 7개의 크고 작은 갤러리가 마련돼 있다. 천장 높이가 평균 9m인 메인 전시장은 맨 위층이다. 특히 미디어 스위트를 제외한 모든 전시공간은 외부에서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돼 있어 빛이 은은하게 감돈다. 꼭대기 층에서는 유리 지붕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얇은 천을 투과해 사방으로 퍼졌다.

한편 쿤스트아레알에는 16개의 박물관·미술관과 40여 개의 크고 작은 갤러리가 모여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클립토테크 미술관을 비롯해 바실리 칸딘스키, 프란츠 마르크를 중심으로 한 청기사파의 작품을 소장한 렌바흐하우스, 13~18세기 회화 작품을 볼 수 있는 알테 피나코테크, 인상파를 비롯한 18~19세기 작품을 소장한 노이에 피나코테크, 20세기 이후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는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덴, 국립고미술박물관, 국립그래픽아트전시관 등이다.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 옆 산책로. /사진=송경은 기자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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