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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굴암에는 또 하나의 숨겨진 보물이 있다

한정환 입력 2021. 01. 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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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돌이 둥근 경주 석굴암 삼층석탑

[한정환 기자]

지금의 중장년층이면 누구나 옛 수학여행의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천년고도 경주는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지로 1순위에 꼽힐 정도로 누구나 한 번쯤 다녀온 곳이다.
                                   
수학여행의 메카처럼 불린 석굴암 경내에는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 있다. 바로 석굴암 동북 편 언덕에 위치해 있는 삼층석탑이다. 대부분 석탑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경주 지역민들도 모르고 있었던 곳이다.
  
 경주 석굴암 석굴 정면 모습
ⓒ 한정환
 
동해바다가 훤히 보이는 경주 토함산

확진자 수가 조금은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아직도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던 지난 17일 일요일이다. 경주 시가지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석굴암을 오랜만에 찾았다. 며칠간 시야를 가렸던 미세먼지도 없는 화창한 날씨이다. 불국사 정문 앞 도로를 지나 석굴로로 접어들었다, 도로가 온통 염화칼슘 흔적으로 하얀 지도를 그리고 있다.

눈이 오지 않기로 유명한 경주지역이지만 경주의 동쪽 토함산은 다르다. 해발 745m인 토함산은 경주의 동쪽에 위치한 가장 높은 산이다. 경주 시가지는 맑은 날씨이지만, 토함산은 지형적으로 동해바다와 접해있어 눈이 자주 온다. 몇 년 만에 처음 경주지역에 눈발이 내리던 날, 여기는 제법 눈이 내려 제설작업까지 한 흔적들이 보인다.

석굴로는 이전에 한국도로공사에서 관리하던 유료도로였다. 그러나 지금은 경주시로 이관되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석굴로 총 길이는 8Km이며 지형상 굴곡이 많아 곡예 운전을 해야 한다. 왕복 2차로로 설계되어 있다. 언제 반대편 차선에서 차량이 올지 몰라 차선을 침범하면 사고의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토함산 석굴암은 신년 해맞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신년 해맞이 모습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곳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일찌감치 불국사 정문 입구부터 통제가 되어 해맞이 구경을 하지 못했다.
  
 경주 석굴암 주차장 관광용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동해바다 모습
ⓒ 한정환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하니 일요일인데도 주차장에 빈자리가 많다. 평소 같으면 주차할 공간이 없어 애를 먹던 곳이다. 주차장 동편에 설치한 관광용 망원경 전망대로 가보았다. 미세먼지가 없어 그런지 망원경을 보지 않아도 될 만큼 동해바다가 훤히 보인다. 배가 지나가는 모습까지 선명하게 보일 정도이다. 높은 산에 올라 동해바다를 바라보니 신선한 공기와 함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맞은편에는 토함산의 상징처럼 보이는 불국대종각이 세워져 있다. 불국대종각 중앙에 제법 큰 통일대종이 보인다. 여기에서 타종하는 종소리는 멀리서도 들릴 정도로 은은하게 토함산 전체로 울려 퍼진다.
  
 경주 석굴암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불국대종각 통일대종 모습
ⓒ 한정환
 
현재는 노숙자 무료급식, 소년소녀 가장 돕기, 독거노인, 동국대 개안수술비 지원, 교도소 위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이 종을 울리는 사람은 번뇌가 사라지며 지혜가 생겨나고, 고통을 여의며 정신통일이 쉽게 이루어진다는 타종의 의미가 있다.

석굴암으로 들어가는 입구 왼편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기념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1995년 해인사 장경판전(건물), 종묘(사당)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석굴암 주차장에서 석굴까지는 도보로 10여 분 거리이다. 겨울이라 주변이 온통 앙상한 가지들뿐이지만 길 양쪽에 걸어둔 울긋불굿한 연등이 화려함을 더해준다. 거기다 소나무들 사이로 보일락 말락 하는 동해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석굴암 가는 길 중간지점에 제산 최세화(崔世和)가 쓰고, 석굴암 연구회에서 세운 비석 글귀가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잊어서 안 될 작품으로 경주의 불상을 갖고 있다. 영국인은 인도를 잃어버릴지언정 셰익스피어를 버리지 못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귀중한 보물은 이 석굴암 불상이다." 세운 지 30여 년이 지나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석굴암 불상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내용이다.
  
 경주 석굴암 석굴 내부 천정 모습
ⓒ 사진 출처 : 문화재청
 
로마 판테온과 닮은 경주 석굴암 석굴

국보 제24호인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751년)에 당시 재상이던 김대성이 처음 건립한 인공 석굴사원이다. 인도나 중국의 석굴사원과는 다르게 화강암을 인공으로 다듬어 조립한 석굴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불교 세계의 이상과 과학기술 그리고 세련된 조각 솜씨가 어우러진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석굴암은 평소에는 유리막으로 가리어진 곳에서 관람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하다 보니 습도 관리와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통제를 한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도 금지된다. 그러나 사월 초파일 하루는 다르다. 석굴암 입장료도 무료이고, 새벽부터 석굴암 내부로 들어가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 내부 천정 모습
ⓒ 한정환
 
경주 지역에 거주하는 기자도 해마다 사월 초파일이면 석굴암을 찾는다. 그러나 몇 해 전 서유럽 여행을 다녀오고부터는 석굴암 내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왜냐하면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과 너무 닮은 꼴이라 그렇다. 판테온과 다른 점은 돔형 건물의 크기와 중앙에 구멍이 없는 차이뿐이다.

석굴사원을 건립한 김대성이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전생의 부모를 위하여 석불사(석굴암)을 창건하였다. 단단하고 거친 화강암으로 부처님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통일신라 불교미술의 백미라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걸작품 중 하나이다.

석굴사원을 뒤로하고 수광전으로 내려오면 바로 앞에 동해바다가 훤히 보인다. 앞이 확 트인 사찰 안이라 석굴암 주자창 관광용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국내 유일 받침돌이 둥근 경주 석굴암 삼층석탑 모습
ⓒ 한정환
 
석굴암에 숨겨진 보물, 경주 석굴암 삼층석탑

수광전 앞 마당과 종무소 건물 그 어디에도 삼층석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베일에 싸인 삼층석탑은 어디에 있을까? 삼층석탑은 해발 565m 석굴암 석굴에서 동북쪽으로 약 150m 떨어진 언덕에 위치해 있다.

석굴암 삼층석탑에 가려면 종무소에 들러 종무소 직원의 안내를 받아 움직여야 한다. 먼저 출입부 대장에 간단한 인적 사항을 기록하고 나면 위치를 알려준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사전 통보 없이 방문하는 관광객은 출입하지 못했다. 여기는 스님들이 수도하는 공간이라 제일 먼저 정숙해야 한다. 떠들거나 하면 입장이 금지된다.
 
 경주 석굴암 삼층석탑 바로 옆에 있는 작은 거북 모습
ⓒ 한정환
 
석굴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만든 석탑으로, 높이가 3.03m이다. 경주에 있는 신라시대 석탑과는 받침돌(기단부) 부분이 다르다. 대부분 신라시대 석탑 받침돌은 정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석굴암 삼층석탑 받침돌은 두 겹 즉 이층으로 되어 있으며 둥글다. 나머지 3층으로 된 몸돌과 지붕돌은 4각의 일반 석탑들의 모습과 거의 동일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받침돌의 원형과 8각의 모습이 조화로워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에 석굴암 삼층석탑을 방문하면 주위 숲속의 풍경과 함께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런 석탑의 양식은 우리나라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유일한 석탑으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911호로 지정되어 있다.

* 찾아가는 길
- 주 소 : 경북 경주시 불국로 873-243(진현동)
- 입장료 : 어른 6,000원, 중·고등학생 4,000원, 초등학생 3,000원
- 주차료 : 1일 2,000원
- 입장시간 : 평일 09:00~17:00, 주말 08:00~17:00

* 경주 석굴암 네이버 TV 동영상 링크 주소
https://tv.naver.com/v/18076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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