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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로 귀국 못하는데..北 외화벌이 일꾼, 임대료 못내 쫓겨날판

김명성 기자 입력 2021. 01. 23. 18:20 수정 2021. 01. 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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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2397호에 따라 전 세계에 파견된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송환돼야 하지만 시한 하루를 앞둔 21일에도 중국 베이징의 한 북한 식당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다(왼쪽 사진). 다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등에서는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노동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오른쪽)./조선DB

북한이 대북 제재, 코로나, 자연재해의 3중고를 겪는 가운데 해외에 파견된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도 당국의 극단적인 봉쇄 정책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북중 무역 동향에 밝은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은 무역 중단 장기화와 귀국길까지 1년 넘게 막히면서 수개월째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무역중단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국의 지원금은 중단되고 ‘자력갱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지시와 함께 명절 때마다 충성자금 상납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 대방(사업파트너)들도 한두번 도움을 주다가 무역 중단 사태가 장기화 되자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봉쇄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북중 공식 교역액은 전년 대비 80.67%나 감소한 5억3905만 달러(약 5939억원)에 그쳤다.

또 다른 북중 무역 소식통은 “사스나 메르스 땐 해외에 있는 북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나중에 갚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며 “고강도 대북제재로 해외 북한은행들도 자금난에 처한데다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특급 방역을 선포한 북한당국이 1년 넘게 해외 외화벌이 일꾼들의 귀국을 막으면서 경제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무역 대표 출신의 고위급 탈북민 A씨는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과 기관원 가족들은 해외에서 중고옷이나 재활용품을 수거, 정기적으로 평양을 오가는 국제열차를 이용해 북한시장에 팔아 이윤을 남긴다”며 “이들이 1년 넘게 귀국하지 못하면서 수입이 끊겼다”고 전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해외 외화벌이 일꾼들은 해마다 연말이면 1년 간 사업 실적을 평가 받는 연말 총화 참석을 위해 평양에 들어 갔지만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귀국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지난해 현지 대사관에 각 기관 외화벌이 일꾼들의 연말 사업총화를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도 모두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북한 외화벌이 기관들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외화벌이 일꾼들의 대량 탈북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한의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올해 계획한 예산 수입·지출 증가율이 2002년 이래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 분석: 예결산 내용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예산 수입과 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0.9%, 1.1%로, 1% 내외의 예산 규모 증가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뿐만 아니라 2002년 이후 최저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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