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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풀어 버티곤 있는데..강원랜드·GKL "이러다 큰일난다"

유승목 기자 입력 2021. 0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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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GKL,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여파로 휴장 지속..고용·신사업 투자 등 향후 사업계획도 차질 우려
강원랜드 카지노 일반영업장 바카라 테이블에 설치된 비말가림막. 강원랜드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테이블게임 진행 시 혹시나 모를 비말 전파를 막고자 고객과 직원 간 비말가림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사진=강원랜드, 뉴스1


'흑자 보증수표' 카지노산업이 암흑 속이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업황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카지노 공기업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농사를 통으로 날린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2020년의 악몽이 재현될 위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지노 업체들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격상된 지난달 8일부터 휴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일평균 카지노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매일 10억원씩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든 수준임을 고려하면 휴업이 하루 연장될 때마다 수십 억원씩 까먹는 셈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세븐럭을 운영하는 카지노 공기업 GKL도 영업장 불이 꺼진 지 오래다. 지난해 11월24일부터 휴장이 지속되고 있다. 당초 이달 18일 다시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내달 1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GKL에 따르면 당초 휴업 기간 동안 약 215억원의 순매출 손실이 예상됐는데, 2주 가량 휴장을 연장하며 56억원 가량의 손실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곳간 풀어 버티곤 있는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방역 전문업체와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자체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원랜드
강원랜드와 GKL 입장에선 속이 타들어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내내 휴업과 개장을 반복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는데 올해도 시작부터 꼬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정상영업 일수가 53일에 불과한 강원랜드는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만 2426억원을 기록, 총 3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19년까지만 해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고공행진했지만, 창립 이래 첫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

GKL 역시 마찬가지다. 주 고객층인 일본·중국을 비롯,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제로(0)'가 된 탓에 '개점휴업'이 지속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360억원이 넘는다. 그나마 하반기부터 국내 거주 교포, 외국인을 상대로 제한적으로나마 영업을 재개했는데, 연말부터 확산한 코로나19 지역감염으로 영업장이 아예 셧다운 됐다.

관광업종과 카지노 특성 상 고용인원이 많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최악의 업황으로 인한 고용부담도 적지 않다. 강원랜드는 3687명의 고용인원 중 카지노 부문이 2137명으로 가장 많고 GKL도 1831명에 달할 만큼 고용 규모가 크다. 그러나 카지노 휴장으로 기약 없는 휴업이 지속되며 고용 위기감이 높아진다.

특히 강원랜드는 전체 고용인원 중 정선·평창·태백·영월 등 폐광지역에서 선발한 폐광지역인재 비중이 큰데, 이들의 고용여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커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그러나 공기업이고 다루는 사업 분야가 사행산업이다보니 정부에 별 다른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을 요구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두 업체는 코로나19 이전 벌어들였던 사내유보금을 활용해 고용을 유지하며 버텨내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 간 휴업수당을 지급한 후 지난달부터는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뒤, 노사가 만든 직원생계지원대책마련위원회를 통해 기본급의 70%를 생계지원비로 지급하고 있다. GKL도 휴업과 영업장 운영 상황에 맞춰 유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카지노 쓰러지면 관광회복도 요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세븐럭 카지노. /사진=GKL
일단은 내부 곳간을 털어내며 한숨 돌렸다곤 하지만 업계에선 마냥 다행이라고 할 순 없다는 반응이다. 서비스를 담금질하거나 신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 써야 할 이익잉여금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걱정에서다. 카지노 사업의 근간인 폐광지역특별법 만료를 앞두고 레저 인프라 등에 적극 투자해야 하는 강원랜드는 물론, 코로나19 이후 인바운드 고객 유치에 나서야 할 GKL 역시 실탄이 줄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GKL의 위기가 카지노업계는 물론 관광산업 전반으로 여파가 미칠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광정책의 돈줄인 관광진흥개발기금의 20% 이상이 카지노업체 매출에서 걷는 카지노 납부금에서 나오는데, 2019년 기준으로 강원랜드와 GKL에서 나온 납부금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휴업이 지속되면 내년까지 관광산업 전반이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이후 지난해 연말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올해 상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3월 이후에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휴업이 지속된다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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