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코로나도 마스크 못이긴다" 유럽서 착용 규정 강화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1. 1. 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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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카페]
환기가 안된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대화를 하면 기침을 하는 것보다 바이러스를 더 잘 퍼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말을 할때 침방울보다 작은 에어로졸이 대량 생성돼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것이다./pixabay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유럽 각국이 마스크 착용 규정을 더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비말(침방울) 감염에 대비한 거리두기와 손씻기만으로는 공기로도 퍼지는 변이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에서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야 한다면 의료진이 쓰는 수준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과학자들이 권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의료 당국은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집에서 만든 천마스크보다는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한 발 더 나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상점에 갈 때는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의 마스크(FFP2)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다.

◇변이 바이러스 퍼지면서 마스크 착용 강화

천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착용자가 호흡을 하거나 기침을 할 때 나오는 비말을 차단한다. 즉 다른 사람이 비말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게 한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는 들숨과 날숨 모두 걸러 착용자도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 국내에서 쓰이는 미세먼지차단용 KF94 마스크는 0.4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입자를 94% 차단한다.

지난해 11월부터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우리와 달리 영국과 유럽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한동안 손씻기와 표면 소독에 집중했다. 당초 코로나 바이러스는 5~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비말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비말은 사람 입에서 나와 2m 안에 바닥에 떨어지므로 표면 소독이나 손씻기를 하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22일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치명률이 30% 더 높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변이 바이러스의 공기 중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영국 뉴사이언티스트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에서 공기 통한 코로나 감염 증거 잇따라

지난해 11월 전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주형 교수 연구진은 대한의학회지에 에어컨이 가동되는 식당에서 확진자와 6,5m 떨어져 5분간 머문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게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행 2m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과 2m 내 접촉만을 ‘밀접 접촉’으로 간주하는 방역지침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에어컨에 의한 실내 공기 흐름으로 인해 감염자의 비말이 2m보다 먼 거리를 넘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른 과학자들은 비말보다 더 작은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시했다.

중국 연구진은 지난해 9월 미국의학회 내과학 저널에 버스 승객에 5m 떨어진 확진자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당시는 지역 감염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 승객은 에어로졸을 통해 같은 버스에 탄 사람에게서 감염된 것이라고 스위스 제네바병원의 디디어 피트 교수는 밝혔다.

또 중국 광둥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아파트 하수관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층간을 이동한 증거를 발표했다. 확진자가 사는 집에서 화장실 물을 내릴 때 발생한 에어로졸이 하수관을 통해 다른 층에 사는 사람에게 옮겨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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