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이재용 실형,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
[앵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재수감 된 것을 두고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국제 기준에 비해 우리나라 법이 유독 기업 경영자들에게 엄격하다는 식의 비판 기사도 잇따랐는데요.
과연 맞는 말인지, 강정규 기자가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튿날 유독 한국의 경영자들이 과도한 형사 책임을 지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출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의 신년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제임스 김 /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 이번 판결은 한국에서 경영자들이 겪고 있는 개인적 책임과 위험 부담이 국제 기준에 비해 꽤 독특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한국만 재벌 총수에 실형?
지난 2014년 12월, 홍콩에서도 정경유착 범죄에 대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홍콩 자치 정부 2인자가 간척지 입찰 과정에서 거액의 뒷돈을 챙긴 사건이었습니다.
뇌물을 준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 징역 5년과 벌금 7천만 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박완기 / 홍콩 법정 변호사 : 홍콩 염정공서(ICAC)라고 한국 공수처의 모델이 된 기관입니다. 그 기관이 선홍카이 그룹의 공동회장이었던 토머스 쿽과 레이먼드 쿽 형제를 기소했는데, 결국 재판에서 5년 징역형이 선고 됐고요.]
지난해 별세한 버나드 에버스 전 월드컴 CEO,
110억 달러 규모의 회계 부정이 들통 나 25년형 감옥살이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분식 회계로 실적을 부풀렸다가 파산한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대표 제프리 스킬링도 징역 24년 3개월, 엄벌에 처해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단행한 사면에는 사기 혐의로 무려 징역 835년형을 선고 받은 사업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 한국만 유독 엄격히 처벌?
최종 판결에서 확정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액수는 86억 8,081만 원.
4단계로 나뉘는 우리의 뇌물공여죄 양형기준에서 1억 원 이상은 똑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반면, 미국의 양형 기준표는 43개 범죄 등급으로 세분화 돼 있습니다.
민간인의 뇌물죄는 12등급에서 시작해 액수와 재범 여부 등에 따라 형량이 늘어납니다.
이재용 부회장처럼 780만 달러가 넘는 뇌물을 준 경우 형량은 97개월에서 121개월.
[박용철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리 법원이 인정한 뇌물 액수를 다 인정한다면, 30(등급)이고, D구역이잖아요. 집행유예가 안 된다는 것 자체는 맞는 것 같은데…]
미국이었다면 최소 징역 8년 이상, 집행유예도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리서처 : 김미화
인턴기자 :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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