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불평등 심화..현 정부 들어 '임금 지니계수' 첫 상승
[경향신문]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노동자 임금 불평등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지역고용동향브리프 2020년 겨울호 - 지역별 임금불평등의 변화’에 따르면 국내 노동자 임금의 지니계수는 지난해 0.306으로, 2019년(0.294)보다 0.012 올랐다.
임금 지니계수는 2016년 0.335였으나 현 정부 첫해인 2017년 0.317로 떨어진 데 이어 2018년 0.309, 2019년 0.294로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분배 불평등 지표인 지니 계수는 0부터 1까지의 수치로 표현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연도별 임금 지니 계수를 통계청의 2016∼2020년 지역별 고용조사 상반기 자료를 토대로 산출했다.
상승폭을 연령대별로 보면 30∼54세와 55세 이상은 각각 0.011, 0.014였으나 29세 이하는 0.017로 상대적으로 컸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0.014, 여성이 0.015로 비슷했다. 학력별로는 중졸이하 0.003, 고졸 0.016, 전문대졸 이상 0.014로 고졸 이상에서 상승폭이 다소 커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관광업의 비중이 높고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장이 많은 지역의 임금 지니계수 상승폭이 높았다. 코로나19 사태의 피해가 숙박·음식업과 여행·레저업 등 특정 업종에 집중되면서 노동자 임금 분배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 17개 시도 중 14개 시도의 지니계수가 전년보다 상승했는데, 인천광역시와 제주도의 상승폭이 각각 0.032, 0.029로 컸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았던 것도 임금 불평등 심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8년 16.4%, 2019년 10.9% 등 10%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2.9%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 결과는 노동자 임금 분배에 관한 것으로, 전체적인 소득 불평등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임금불평등의 증가는 불평등 확대의 주요 통로나는 점에서 분석 결과에 의미가 있다고 봤다. 조민수 고용정보원 연구원은 “지난해 임금 불평등 심화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증가와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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