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美 바이든의 경기부양..'집단면역' 전까지 계속된다

서영민 2021. 1. 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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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업수당 월 300만원
천문학적 美 나랏빚.. 바이든 시대에 더 는다
그래도 '美 재정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유는 ①美 국채수요 견조·②저금리로 이자 적다
美 최대 6% 성장 전망..한은 '미국이 웃으면 우리도 웃는다'


■ 실업수당만 받아도 월 300만 원... 사실상 ‘실업 보너스’?

미국의 실업수당 이야기를 들으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미국의 기본 실업수당은 주당 330달러다. 여기에 지난해 3월 말부터 7월까지 넉 달간은 600달러를 얹어줬다. 코로나로 인한 실업자 생계를 위해 미국은 특별 실업 지원금(Extra Unemployment Aid)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월 말부터 7월까지 ‘전형적인 미국의 실업자는 주당 930달러를 받았다’고 했다.

한 달 치로 환산하면 대략 3,700달러 이상이다. 일을 안 해도 국가로부터 매달 우리 돈 440만 원 이상을 매달 받았다는 소리다. ‘실업 보너스’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금도 300달러를 얹어주고 있다. 3월까지 수당은 확보된 상태여서 실업자는 주당 630달러를 받는다. 월 280만 원 정도를 받는다. 3월 이후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대로라면 100달러 더 늘어난다. 주당 730달러. 월로 환산하면 330만 원이 넘는다. 돈 뿌리기는 계속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전 국민 보편재난지원금과 유사한 재난지원금은 성인 1인당 1,200달러를 지급했고, 6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법안이 통과됐으며, 바이든은 여기에 1,4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자고 하고 있다. 전 국민에게 1,400달러를 추가 지급하는데 드는 돈은 4,500억 달러, 우리 돈 500조 원이 넘는다. 우리나라 한 해 정부 예산에 맞먹는 금액이다.

■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미국 나랏빚... 바이든 시대에 더 늘어난다

한국은행의 ‘바이든 신정부 재정정책의 주요 내용과 파급영향 분석’을 보면 지난해 미국의 나랏빚은 이미 큰 폭으로 늘었다. 연방정부 부채는 2019년 79.2%에서 단숨에 98.2%까지 뛰어올랐다. 국채발행은 불가피했고, 많아야 1조 달러 수준이던 국채발행액은 4배인 4조 달러로 뛰어올랐다. 나랏빚이 한 해 동안 말그대로 ‘퀀텀 점프’를 했다.


바이든은 이 정부 재정지출을 한층 더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재닛 옐런 초대 재무장관 역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이미 강조했다. 현재 9천억 달러 규모의 제5차 경기부양책이 이미 의회를 통과한 상태. 바이든 정부는 1.9조 달러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이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이유. 최근 조지아주에서 상원 2석을 더해 상원 과반까지 확보하면서 이른바 ‘블루웨이브’를 만들었기 때문.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초대형 경기 부양 법안통과에 장애물이 사라졌다.

9천억 달러에 1.8조 달러를 더하면 2조 7천억 달러. 공화당과의 협의 과정에 일부 삭감은 있겠지만, 최종적 부양책 규모는 대략 2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체 GDP의 10%에 달하는 (2019년 미국 GDP가 20조 달러 수준이다) 거대한 경기부양이 올해 예정된 것이다.


더군다나 바이든 정부가 공약대로 경제정책을 집행한다면 재정 불균형은 점점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무디스 분석에 따르면 2021~30년 사이 정부의 재정지출은 7.3조 달러 증가하지만, 수입은 4.1조 달러 증가에 그친다. 3.2조 달러의 적자가 발생한다. 고스란히 빚이 될 수밖에 없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나 리쇼어링 정책, 친환경 에너지 사업 같은 인프라 투자 등 바이든 정부가 공약한 대규모 재정 투입 사업은 차고 넘친다. 반면 수입은 고소득자나 고소득 법인 증세로 4조 달러 정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불확실하다. 코로나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 당장 증세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세 진행 속도에 따라 누적 적자 규모는 3.2조 달러 이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돈을 뿌려도 괜찮은 걸까?

■ 한은 ‘괜찮다’ · ‘美 재정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유는 ①美 국채수요 견조·②저금리로 이자 적다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정리한 뒤 한국은행은 골드만삭스나 무디스 등을 인용해 ‘정부 부채가 예상 밖으로 급증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미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탄탄한 데다가, 이 빚의 실제 부담이라고 할 ‘이자 상환 부담’ 증가는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부 부채는 이미 GDP 대비 100% 수준에 도달했지만, 구조적인 저금리로 인해 GDP 대비 이자지출은 많지 않다.

돈을 펑펑 써댄 2020년 GDP 대비 미국의 순이자지출은 1.64%로 1971년~2018년 평균치인 2%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2019년의 1.77%보다도 낮다. 금리가 낮아서 빚 부담은 크지 않단 뜻이다. 실제로 8~90년대 순이자지출이 GDP 대비 3%대에 달한 것을 생각하면 부담은 정말 크지 않은 듯하다.


■ 올해 美성장률 전망 최대 6% 이상?... 한은 ‘미국이 웃으면 우리도 웃는다’

한은은 미국의 부양책이 백신 효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당초보다 빠르게 도입됨에 따라 성장률 제고 효과를 2.7%p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성장기여도를 2.0%p로 추산했다. 이게 현재 의회를 통과한 9천억 달러만 반영한 계산이다.

무디스는 상원까지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로 인해 바이든 재임 기간 연평균 성장률이 양당의 의회 분점 때보다 0.7%p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리고 재정투입에 따른 미국 소비와 투자 활성화는 곧 세계 경제 전체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친다. 세계의 소비시장인 미국의 수입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IMF는 미국경제가 1%p 더 성장하면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0.16%p 제고된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은 업데이트되면 될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글로벌 IB들은 벌써 4%대에서 6%대 고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6.4%로 예상했다. 한은은 지금은 3% 초반대로 비교적 낮은 수준인 IMF나 OECD도 업데이트할 때마다 전망치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시대, 미국의 재정 부양정책이 ‘천문학적이긴 하지만 미국의 재정 여력을 감안했을 때 감당 가능한 수준’일 것이고, 정책 집행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우리나라에도 미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지배적인 셈이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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