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봉쇄 고통 호소한 화웨이 회장 "美 원망 말아야.. 여전히 배울 것 많다"
바이든 정권 출범에 맞춰 절절한 호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작년 6월 런정페이 창업자 겸 회장이 쓴 장문의 사내 이메일을 지난 22일 자사 뉴스룸 사이트에 공개했다. 미국의 봉쇄에 따른 고통을 절절하게 호소하면서도 ‘여전히 미국에 배워야 할 게 많다'고 한 내용이다. 화웨이가 반년 전 런 회장의 글을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 공개한 것을 두고 외신은 “바이든 정부의 출범에 맞춰 정책 변화를 끌어내려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에서 런 회장은 “처음 미국에 맞았을 땐 우리가 정말로 어떤 잘못을 저지른 줄 알았지만 몽둥이 강도가 세질수록 미국이 그저 우리를 때려죽이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화웨이의 모든 임직원은 ‘한 보 전진으로 죽을지언정 반 보 후퇴로 살지 않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화웨이가 직원 월급을 동결한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런 회장이 당시 이메일에서 “모든 임직원은 3~5년간의 임금 동결을 견디면서도 자기 계발을 늦추지 말길 바란다”며 “회사의 어려움에 자발적으로 직급을 낮춘 고위 임직원 수백 명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좋은 팀이라는 방증”이라고 쓴 것이다.
런 회장은 “곳간이 비면 마음도 흔들린다”며 “실현성이 낮은 분야의 서비스는 과감하게 잘라내고 주력 상품을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터넷 응용 분야로 옮겨 최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돌격대’를 운영해야 한다”는 대응 전략도 밝혔다. 화웨이는 실제로 작년 11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만들던 사업부를 매각했고 핵심 사업 방향을 미래 스마트카 플랫폼 개발 등 AI(인공지능) 분야로 옮기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화웨이가 뒤늦게 공개한 런 회장의 이메일 중 외신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그가 미국 규제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미국을) 너무 원망하지 말아야 하며 여전히 등대 같은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할게 많다”고 한 대목이었다. 로이터통신은 “런정페이의 이메일은 구체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워싱턴에 구제 조치를 요청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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