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감옥 가면 주가엔 호재?

입력 2021. 1. 24. 14:49 수정 2021. 1. 2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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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기간 중 주가, 대부분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상회
경영 공백 우려 불구
개별 기업 주가, 펀더멘털에 연동

[경향신문]

과거 재벌그룹 총수들이 수감됐던 대부분의 경우 주력사 주가가 전체 증시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와 인포맥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삼성·SK·현대차·롯데·한화·CJ·오리온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수감된 총 9개 사례 중 7개 사례에서 총수 수감 기간 그룹 지주사 등 대표 종목의 상승률이 코스피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속 수감된 2017년 2월17일 직전부터 2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2018년 2월5일 직전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25.46% 올라 코스피(21.31%) 상승률을 웃돌았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고 수감된 2013년 1월~2015년 8월 SK 주가가 198.56%나 올라 코스피(0.97%)를 완전히 압도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비자금 조성·회삿돈 횡령 등 혐의로 2006년 4~6월 수감된 기간 현대차 주가가 7.70% 하락했지만 코스피(-14.11%)보다는 선방했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은 2000년대 이후 ‘보복폭행’ 사건(2007년 5~9월),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사건(2012년 8월~2014년 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수감 생활을 했다. 그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수감 기간 한화 주가는 각각 35.51%, 14.08% 상승해 코스피(+14.76%, -1.72%)를 앞질렀다. 반면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8년 2~10월 수감됐을 당시 롯데지주 주가가 15.23% 하락, 코스피(-4.65%)보다 저조했다.

총수들이 수감될 때마다 재계 등에서는 기업 경영에 악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삼성그룹주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22일 현재 총 797조2000억원으로 이재용 부회장 구속 당일인 지난 18일(775조6000억원)보다 21조6000억원 늘었다. 앞서 18일 삼성그룹주 시총이 이 부회장 구속의 여파 등으로 총 28조원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나흘 만에 감소분의 약 77%를 만회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총수의 수감 사실과 주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개별 기업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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