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50도 나발니 석방 시위.."푸틴 숨겨진 딸 호화생활" 폭로

김홍범 입력 2021. 1. 24. 15:42 수정 2021. 1. 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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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최대 규모.. "2700여명 체포"
나발니, "푸틴의 숨겨진 18세 딸" 폭로

모스크바 등 러시아 70여 개 도시에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러시아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전 지역에서 집회 불허 조치를 내렸는데도 번지고 있다. 2018년 전국적으로 벌어진 연금법 개정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집회는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의 극동 지방에서 시작해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로 확산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모스크바에서만 1만5000명 이상(경찰 추산 4000명)의 시위대가 참여했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의 주요 도시들과 기온이 섭씨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시베리아 야쿠츠크 등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일어났다.

23일(현지시간) 대치 중인 나발니 석방 시위대와 경찰. [AP=연합뉴스]


모스크바에선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내 푸시킨 광장에 나발니 지지자들이 모여 “나발니를 석방하라”, “푸틴은 도둑이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장에 인파가 모이자 경찰은 확성기로 “행사는 불법이다. 우리는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시위대 규모는 점차 커졌다. 일부 지지자들이 나발니가 수감돼 있는 마트로스카야 티시나 수용소로 향하려 하자 러시아 당국은 경찰과 내무군 등을 동원해 이들을 무력 진압한 뒤 체포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OVD-info)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약 900명이 연행되는 등 러시아 전역에서 2700명 이상 체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구금된 인원들의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날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니도 체포돼 연행됐다가 곧 풀려났다. 율리야는 인스타그램에 시위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여러분이 여기 나와줘서 행복하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번 시위는 2018년 러시아 정부가 연급 수급 연령을 늦추면서 일어난 연금법 개정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나발니 측은 오는 30~31일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 예고한 상태다.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집회 장소와 시간 등을 공지하는 등 시위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는 미국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가 들어선 국가의 저항 시위를 자극하려는 워싱턴의 선동적 도발 책략과 일치한다”며 “러시아 내정에 대한 심각한 간섭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시위가 바이든 행정부와 푸틴의 관계를 규정하는 초기 외교 과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생아로 알려진 루이자.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나발니 측은 일부 매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연녀와 낳았다고 지목한 루이자(17)의 신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프로엑트’(Proekt)에 따르면 루이자는 푸틴 대통령이 전처인 류드밀라와 이혼하기 전인 2003년 태어나 그동안 가명으로 살아왔다. 올해 45세인 청소노동자 출신의 모친은 로시야뱅크의 지분 등을 보유한 1억 달러의 자산가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루이자의 SNS에는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미우미우, 톰포드, 샤넬 등 각종 명품 브랜드를 착용한 사진들이 올라왔다.

앞서 나발니는 19일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흑해 연안 휴양지에 건설된 대형 저택이 푸틴 대통령이 뇌물로 받은 ‘궁전’이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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