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활의료기기 시장과 병원, 환자, 제조사의 상생협력

정재훈 2021. 1. 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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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욱 구미대학교 교수(맨엔텔 대표)

'대한민국 만 65세 이상 고령자 800만명. 노인 1년간 진료비 지출 35조8000억원.' 2020년 행정안전부 자료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지난 2018년 14.8%에서 2019년 15.5%로 0.7%포인트(P) 증가해 800만명을 돌파했고 오는 2025년이면 노인 인구 비율이 총인구의 20% 이상 되는 초고령사회로, 1000만 노인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9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년간 진료비 지출 35조8000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에서 41%를 차지하고, 1인당 연간 약 500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특히 낙상이나 치매로 말미암은 입원 시 진료비는 1인당 약 2000만원이다.

보건의료 데이터에 따르면 낙상으로 인한 넙다리뼈(대퇴골) 골절환자는 2019년 9만1021명으로 의료비 786억9000만원, 치매에 의한 의료비는 2015년 13조원에서 2050년에는 10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초고령화로 인해 노인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고갈의 가속화를 우려했다. 고령자는 낙상 방지와 치매 예방(지연)이 중요하며, 재활 사례가 많이 필요하다. 근력 강화와 균형 운동이 고령자의 낙상 위험성을 감소시켜 균형 능력을 개선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치매는 예방과 지연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 교수 창업으로 첨단 기술교육 장비를 개발해서 국내외 대학에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10년 동안 정보기술(IT)과 의료 융합 기술로 재활의료기를 개발하기 시작해 나름 제품 라인업을 완성하고 나서야 이제 재활의료기를 조금 알 것 같다.

재활이 필요한 사람은 뇌졸중, 교통사고, 낙상, 인지장애 등으로 인한 환자도 많지만 앞으로는 질병 예방을 위해 재활이 필요한 고령자가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 재활병원, 노인요양병원, 주간보호센터 등 기관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훈련과 자가 치료를 희망하는 사람도 많다. 앞으로 재활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병원과 가정에서 병행될 것이다.

첨단 IT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아우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헬스케어 기기는 기존 인허가 기준과 다른 새로운 시험 검사 기준을 필요로 한다. 치료기·훈련기·운동기 기능을 갖춘 복합 제품이기 때문에 연구개발(R&D)과 병행해 인허가·시험검사 기준의 사전 준비가 IT 강국 대한민국의 의료기기 우수성과 세계시장 조기 확보에 중요한 발판이 되리라 본다.

중소기업에서 개발·제조되는 재활 기기가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 재활병원들이 국산품 활용을 비롯해 임상을 통한 애정 있는 보살핌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국립재활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통한 국산 재활로봇치료기 보급·실증 사업 활성화는 국내 의료기가 빠른 시간에 일어서고 걷도록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열심히 개발했지만 제품 신뢰 부족으로 제대로 사용되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의료기가 없도록 해야 한다. 좋은 의료기 상품화를 위해서는 제조사는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인허가 시험기관은 사전에 기준과 시험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또 실증사업의 보급사업으로 병원과 실증 기관은 임상시험 및 사용성 평가를 통해 효과입증, 성능개선 요구사항을 파악해서 제조사로 피드백해 주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4차 산업혁명 융합 기술 대표 제품인 재활의료기가 환자와 고령자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로 뻗어나가는, 또 하나의 IT 대한민국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60대 중반의 필자 생각은 앞으로 재활치료는 병원에서 주 1회 치료기에 의한 진단을 받고, 복지관이나 마을회관에서 주 2회 정도 훈련기를 사용하며, 가정에서 매일 운동기를 사용하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

낙상이나 치매 환자 치료에 사용될 공공자금을 일부 이웃 마을회관이나 복지관에 훈련용 장비 설치에 써서 고령자가 운동할 수 있도록 한다면 질병 예방을 통한 건강한 사회가 조성되는 동시에 정부의 공공자금 지출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건강을 돌보는 재활의료기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미래에는 질병이 적은 상태로 장수하는 세상을 원하고, 지금은 그런 기술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환자와 병원, 제조사가 진정 어린 마음으로 상생·협력하는 시스템이 빨리 정착돼 대한민국 재활의료기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건강한 세상 만들기에 기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정광욱 구미대학 전자통신컴퓨터학부 교수(맨엔텔 대표) kwjung@gum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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