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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뛰고 분쟁 급증.. 세입자 시름 깊어졌다

박세준 입력 2021. 01.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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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아들이 와서 산다고 해서 방을 빼줬는데, 두 달 만에 매물로 나왔네요."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법은 집주인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세입자의 방어권에도 한계가 있는 제도"라며 "자꾸 족쇄를 채워서 시장을 규제하는 대신 임대차법 내용 일부를 개정하더라도 임대차 거래가 활발해지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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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보호법 6개월.. 혼란 여전
전셋값 안정화 입법목표 무색
전셋값 9년 만에 최대폭 상승
보완책 세워 거래 활성화해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집주인 아들이 와서 산다고 해서 방을 빼줬는데, 두 달 만에 매물로 나왔네요.”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사는 30대 A씨는 집주인이 실거주할 예정이라며 전셋집을 빼달라는 통보를 받고 지난해 말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했다. 어렵게 같은 단지에 전셋집을 구했지만, 2년 새 전세보증금은 1억8000만원이나 올랐다. 최근에는 이웃 주민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A씨가 전에 살던 집이 매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A씨는 “실거주를 하다가 진짜 급한 사정이 생겨서 집을 팔게 된 것인지, 거짓말로 세입자를 내보내고 비싼 값에 집을 팔려고 계획한 것인지 확인해볼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제정된 새 임대차법이 시행 6개월을 앞두고 있지만, 임대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가중되고 있고 전셋값이 급등하며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32% 올라 2011년(15.38%) 이후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2018년 -2.47%, 2019년 -1.78%로 하락세였던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통과된 지난해 7월 한 달간 0.5% 넘게 급등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도입되며 기존 세입자가 2년 더 눌러앉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전월세상한제를 의식해 미리 가격을 올려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셋값도 급등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수도권 전셋값은 지난해 8.45% 상승하면서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는데, 임대차법 시행 이후 4개월간 5.08%가 상승했다.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각종 혼선과 분쟁도 계속되고 있다.

임대차 계약 관련 분쟁과 상담도 크게 늘면서 지난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임대료 증액 및 계약갱신 관련 조정은 총 155건으로, 전년(48건)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임대차법 관련 상담은 1만1589건으로 전년(4696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법은 집주인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세입자의 방어권에도 한계가 있는 제도”라며 “자꾸 족쇄를 채워서 시장을 규제하는 대신 임대차법 내용 일부를 개정하더라도 임대차 거래가 활발해지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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