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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알바 늘리던 정부, 이번엔 공기업 떠민다

김용훈 입력 2021. 01. 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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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한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규모와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에서 지난해보다 1000명 이상 채용인원을 늘리고, 채용시기도 상반기로 앞당겨 민간 채용시장의 위축을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은 2만6554명 이상을 신규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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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채용인원 1천명이상 확대
최악의 고용쇼크 만회 나섰지만
공공기관들 일정·인건비 대혼란
경영평가 나빠질까 반강제 동참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한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규모와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에서 지난해보다 1000명 이상 채용인원을 늘리고, 채용시기도 상반기로 앞당겨 민간 채용시장의 위축을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경영구조상 올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던 공공기관들이 채용일정과 규모를 무리하게 잡으면서 내부 인사구조와 재정구조가 파행을 빚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 신규채용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신입직원 규모가 제한적인 공기업들의 평가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은 2만6554명 이상을 신규채용한다. 이는 지난해 채용인원 2만5653명에 비해 1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18~22일 열린 '2021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는 전체 공공기관(약 340개)의 43.5%에 해당하는 148곳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공공기관 중 올 상반기 정규직 채용계획을 밝힌 곳은 90여곳으로 전체 공공기관의 25%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신규채용을 늘리라고 독려했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조직운용 가이드라인 범위 내에서 늘릴 수 있는 규모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조직운용 기조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했는데 올 상반기에 또 채용을 서둘러 진행하려다 보니 조직 인사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형국이다. 이에 매년 하반기 신규채용을 해오던 공기업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31일 168명의 신입사원 채용을 마무리한 A공기업이 대표적이다. A기업 인사 담당자는 "올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며 "최대한 일정을 늦춰 6월에 신입사원을 뽑는다 해도 6개월 치 인건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초임 월급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180명을 채용한다면 6개월 동안 21억6000만원가량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이는 고스란히 기존 공무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기획재정부에서 기관별 1년 인건비 예산이 상·하반기별로 책정돼 있는데 상반기에 예정에 없던 신입을 선발할 경우 기존 직원들의 성과급 등 항목을 조절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채용할 수 있는 인원에 여유가 없는 공공기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공기관의 '정원'은 기획재정부가 정한다. 예컨대 올 상반기 채용규모가 가장 많은 한국철도공사는 2020년 정원이 3만2266명인 데 비해 현원은 3만1094명으로 그 차이가 1172명에 달한다. 철도공사처럼 정원 대비 현원이 현저히 적다면 추가 채용인원을 늘릴 수 있지만 정·현원의 차가 크지 않은 공기업은 추가 채용여력이 없다.

채용실적이 경영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채용지침에 미흡할 경우 경영평가 점수가 낮게 나오고, 이는 다음 해 예산배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기업 B사 관계자는 "매년 경영평가를 발표하는 기재부가 상반기 채용 규모를 45% 확대하겠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두고 '지침'이라고 느끼지 않을 공공기관은 없을 것"이라며 "채용일정을 앞당겨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공기업이나 정·현원 차이가 큰 공기업이 아니라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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