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크쇼의 전설' 하늘로 떠나다

박진영 2021. 1.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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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의 전설'로 불린 래리 킹(본명 로런스 하비 자이거)이 2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1933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킹은 라디오를 들으며 방송인을 꿈꿨다.

특히 1985∼2010년 미 CNN의 생방송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1988년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의 치료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래리 킹 심장 재단(LKCF)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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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킹, 코로나 치료 중 별세
25년간 CNN '래리 킹 라이브' 진행
50여년 유명인 등 5만여명 인터뷰
푸틴 "전문성 높은 언론인" 조의
2011년 5월25일 서울디지털포럼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크쇼의 전설’ 래리 킹 모습. 연합뉴스
‘토크쇼의 전설’로 불린 래리 킹(본명 로런스 하비 자이거)이 2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의료 센터에서 사망했다. 킹이 설립한 미디어 네트워크 회사인 오라 미디어는 그의 사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남겼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만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지난 4일까지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1933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킹은 라디오를 들으며 방송인을 꿈꿨다. 1957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작은 AM 라디오 방송국에 청소부로 들어갔다. 디제이(DJ)가 갑자기 그만두면서 대신 DJ를 맡게 됐다. 킹이란 예명도 이 방송국 국장이 지어 준 것이다.

그렇게 라디오를 시작으로 TV와 디지털 미디어를 넘나들면서 2010년 은퇴하기 전까지 50여년간 약 5만명을 인터뷰했다. 특히 1985∼2010년 미 CNN의 생방송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25년간 6000여회에 걸쳐 유명인, 정치인 등 3만여명을 인터뷰했다. 제럴드 포드와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 미 대통령들도 줄줄이 그와 마주 앉았다.

이 기간 동안 에미상, 방송 부문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바디상 등을 받았다. 1995년엔 당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 후세인 요르단 국왕,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중동 평화 정상회담을 주재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있는 래리 킹 동판에 그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그의 인터뷰는 ‘정석’으로 통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을 편안하게 해 그들이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끄집어냈다. 항상 몸을 앞으로 내민 채 이야기를 경청하고 거의 방해하지 않았다. 그는 생전 “모든 것을 아는 척하지 않는다”고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글재주도 있었다. 2001년까지 약 20년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쓴 칼럼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사회 공헌에도 힘썼다. 노년에 당뇨병을 비롯해 심근경색, 폐암, 협심증 등 여러 질환을 앓은 킹은 새삼 의료 시스템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그래서 1988년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의 치료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래리 킹 심장 재단(LKCF)을 만들었다.

CNN은 “수많은 뉴스 메이커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상이 된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라고 애도했다. CNN 설립자 테드 터너는 “역대 최고의 세계적인 방송인”이라며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은 CNN을 설립한 것과 킹을 고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 킹 사망 소식에 조의를 표했다고 크레믈궁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킹은 여러 번 푸틴 대통령을 인터뷰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항상 킹의 높은 전문성과 반박의 여지가 없는 언론인으로서 권위를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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