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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계좌 40%, 1000만원 계좌 9%.. 주식 수익률 실탄이 갈랐다

이경은 기자 입력 2021. 01. 24. 21:08 수정 2021. 01. 2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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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부자처럼 해야 돈 번다
/그래픽=김성규

작년에 선 ‘큰 장'의 승자는 실탄이 10억원 이상인 큰손들이었다. ‘큰돈은 시장이 벌어준다’는 증권가 속설처럼, 큰손들은 강세장을 자기 편으로 만들면서 돈을 벌었다.

24일 본지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지난해 주식 거래 내역이 있는 123만 계좌의 금액대별 수익률을 뽑아봤더니,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큰손의 투자 수익률은 41.8%를 기록했다. 반면 계좌 잔고가 1000만원 미만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8.9%에 그쳤다.

지난 한 해 코스피가 31%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원 미만 투자자는 지수 흐름에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보다도 못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큰손'과 ‘작은 손'의 투자 성적은 1년 전인 2019년에도 차이가 났다. 10억 이상 자산가들은 2019년에 11.2%의 수익을 올린 반면, 1000만원 미만 투자자의 수익률은 -9.8%로 오히려 돈을 까먹었다.

과연 무엇이 이들 투자자의 성적표를 가른 것일까?

◊1000만원 미만 계좌가 최하위

부동산에 편중된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구조를 고려하면, 주식 계좌에 10억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부동산을 포함해 전체 자산 규모가 50억원이 넘는 큰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을 거둔 10억 이상 자산가들의 투자 종목은 투자 금액이 작은 다른 그룹군과 뚜렷이 달랐다. 이들이 선호한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잘 모르면 그냥 삼전 사라'는 말처럼 시세 차익과 배당 측면에서 배신하지 않을 종목이라며 한국 대장주를 고른 것이다.

김경민 NH투자증권 부산금융센터 차장은 “IMF 금융 위기 때 사둔 삼성전자 주식을 20년 넘은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도 봤다”면서 “일반 고객은 투자할 때 단기간에 승부를 보길 원하지만, 부자들은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투자한다”고 말했다. 바닥에서 우량주를 사냥하고, 오래 홀딩(보유)해서 제대로 돈을 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 증시는 업종별로 골고루 오르지 않고 삼성전자와 같은 초대형주가 주도했는데, 그런 강세장 특성이 큰손들의 투자 DNA와 궁합이 잘 맞았다는 의견도 있다.

주명진 NH투자증권 반포WM센터장은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 위주로 상승 중인데, 이런 시장 특성과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이 잘 맞아떨어졌다”면서 “부동산으로 돈 번 자산가들은 한번 주식을 사면 좀처럼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은 손들이 시장 전망을 너무 어둡게 보는 것도 계좌 수익률 격차를 벌렸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1000만원 미만 투자자들은 경기가 나쁘다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경우가 많았는데 결국 계좌는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렸다”면서 “비관론자는 주식에 손대지 않은 사람보다 손해였다”고 말했다.

◊급등주만 골라 투자했더니 쓴맛

신풍제약(1612%), 엑세스바이오(970%), 진원생명과학(878%), 씨젠(530%), 셀트리온헬스케어(214%), 부광약품(114%).

1000만원 미만 투자자들이 주로 샀던 종목들이다. 10억대 큰손들과 달리 바이오 종목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더구나 이들 바이오 종목들의 지난해 상승률은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화끈한 주식 종목들만 골라 투자했는데도 1000만원 미만 계좌 투자자들의 계좌는 신통치 않았다. “눈감고 사도 다 오르는 장인데 나만 손해네”라고 속상해하는 투자자도 있다. 왜 그럴까?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지난해 1000%대 대박 수익이 터진 바이오 종목들이 많았지만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트레이딩으로 대응했을 것”이라며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급등주에 손대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꼭지를 잡았다가 손해본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경험치와 전문가들의 조언이 큰손들의 부를 더 늘리기도 한다. 조혜진 NH투자증권 강남센터 이사는 “자산가들은 금융시장의 빠른 흐름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하고 대응도 빠르다”면서 “일반인도 최근엔 유튜브 등에서 정보를 많이 접하지만, (본인이) 듣고 싶은 콘텐츠만 찾아본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편 부부장은 “주식이 가계 자산 운용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는 시대 변화는 바람직하지만 돈 벌겠다는 욕심 때문에 급등주나 테마주에 우르르 몰려가는 행태는 줄여야 한다”면서 “투자 금액이 많지 않은 소액 투자자라도 투자할 때는 기업 가치와 미래 전망에 따라 장기 투자하는 큰손들의 투자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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