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중심 등교수업 확대 가닥.."추가 방역 대책을"

노도현·김서영 기자 2021. 1. 2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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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습 격차·돌봄 부담·사회성 등 고려..이번주 발표
'등교 중지 효과 적다' 연구 참고..일각 "그대로 적용 안 돼"
전문가 "교직원 백신 접종, 즉시 검사 시스템 등 마련 중요"

[경향신문]

‘공룡과 함께’ 유치원서 진단 검사 광주 북구의 한 유치원에 24일 차려진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아빠와 함께 온 어린이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교회와 관련해 신규 확진자가 15명 나왔는데, 그중 한 명이 이 유치원을 다녀갔다. 연합뉴스

오는 3월2일에는 책가방 메고 학교 가는 신입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새 학기를 앞두고 등교수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교육당국이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등교수업을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학교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낮은 데다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습격차와 부모의 돌봄 부담 심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4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지난해를 겪으면서 학교가 방역 경험을 쌓았고, 학습 격차로 인해 등교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유아동 단계에서 감염력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등교수업을 늘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교육부는 방역당국과 협의해 신학기 수업 방식과 학교 방역 전략을 미리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이번주 중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로 밀집도를 지키는 원칙을 유지하되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등교수업을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도권에 적용되고 있는 거리 두기 2.5단계에서는 유·초·중·고 모두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하만 등교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유·초·중은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하(고교는 3분의 2 이하)만 등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탄력적으로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다. 3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와 농산어촌 학교, 특수학교(급)는 2.5단계까지 이 같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교육부가 등교 수업을 확대키로 한 것은 학습, 돌봄, 학생의 사회성, 급식, 학생의 체력 등 여러 면에서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이 길어지면서 가정환경에 따른 학습 격차가 커졌다.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사회성을 기를 기회마저 잃었다. 학교가 제기능을 못하자 부모가 그 부담을 떠안았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등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많은 초등학교가 지난해 10월 거리 두기가 1단계로 낮아지자 1~2학년을 매일 혹은 주 4일 등교하게 했다.

등교 중지의 방역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연구팀이 소아감염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등교수업이 재개된 지난해 5월1일부터 7월12일까지 신고된 127명의 소아·청소년 확진자 중 학교 내 감염자는 3명(2.4%)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가족·친지(46.5%), 학원·개인교습(14.2%), 다중이용시설(6.3%)에서 감염됐다. 지난 9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보고서 역시 ‘18세 미만 청소년, 특히 10세 이하 어린이는 성인보다 코로나19 감염률이 낮고 감염돼도 증상이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지역사회 유행이 심하지 않고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학교는 감염 확산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방역 전문가들은 탄탄한 추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 청장이 참여한 논문의 연구 시기인 지난해 5~7월은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이던 시기로, 3차 유행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2월까지는 바이러스가 번지기 쉬운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통화에서 “새 학기까지 확진자를 최대한 줄이되 주로 돌봄이 필요한 유치원·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등교수업을 늘리는 게 낫다고 본다”며 “교사·교직원에게 백신 우선접종을 고려하고, 학교에 신속항원진단키트를 배포해 증상이 있는 아이들을 바로 검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충남 서산 주민 김모씨(37)는 “부모가 직장생활을 하고 아이는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학원을 간다. 학교에 안 간다고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학력 격차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도현·김서영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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