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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기후위기 절감..소소한 실천이라도 해보고 싶어"

김향미 기자 입력 2021. 01. 24. 22:20 수정 2021. 01. 2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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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배출 최소화 '제로웨이스트 운동' 나선 가게들

[경향신문]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 주민센터에 문을 연 ‘쓰레기 배출 없는 가게’ 동선동나눔점방에서 김가희 대표가 천연세제를 유리병에 소분해 담고 있고(위 사진), 이양희 주민자치회 간사는 종이상자에 적힌 쓰레기 줄이기 실천 내용 등을 소개하고 있다(가운데). 성동구 성수동 온라인 편집숍 ‘모레상점’에서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 제품들. 성북구·모레상점 제공
성북구 주민실천모임, 친환경 생활용품 파는 점방 만들어
일회용품 쓰지 않는 카페…재활용 제품 온라인 편집숍도

“코로나를 겪으며 근본적 문제는 기후위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서울 성북구의 ‘쓰레기 배출 없는 가게’인 동선동나눔점방의 김가희 대표의 말이다. 동선동주민센터 주민자치회 사무실 한쪽에 조그맣게 상호를 내건 이 가게는 이달 ‘15일 15시’에 문을 열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온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는 걸 막자”는 의미로 개소 날짜와 시간을 정했다. 주민자치회는 지난해 기후위기 문제를 학습·토론하는 ‘공론장’을 세 차례 열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말 주민 실천모임 ‘너머’(8명)팀이 꾸려졌고, 이 팀이 “소소한 실험이라도 해보자”며 가게 문을 열었다.

동선동나눔점방에선 평일 오후 2시부터 2시간씩, 주민 8명이 번갈아 친환경 세제와 천연 수세미 등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이곳 물건을 사려면 개인 용기를 가져와야 한다. 김 대표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쓰레기 문제 등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가게”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개점을 위해 지난해 6월 마포구 망원동에 문을 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쓰레기 최대한 줄이기)’ 가게 알맹상점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쓰레기 배출량이 늘면서 이에 대한 각성으로 시민들 사이에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확산 중이다. 주민자치회가 연 작은 점방부터 골목상권 점포, 소셜벤처 기업까지 이 문화에 동참하는 가게도 늘고 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난 21~24일 서울시내 30여개 점포와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유어보틀위크’ 캠페인을 진행했다. 참여 가게들은 식재료나 음식, 음료 등을 손님 개인 용기에 판매하고, 손님들에겐 센터에서 지원한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밀폐용기를 제공했다.

유어보틀위크는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 카페를 운영하는 보틀팩토리가 2018년부터 인근 상인들과 진행한 일회용품 쓰지 않기 캠페인으로, 센터 측은 이번에 연희동 외 다른 지역 가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센터의 지역기반팀 최선영 선임은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서울 골목 곳곳으로 확산시키자는 취지와 더불어 이 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고객으로 불러 골목상권도 살리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 사무실을 둔 ‘임팩토리얼’은 2019년 7월 창업한 후 그해 12월 온라인 편집숍 ‘모레상점’을 열었다. 모레상점에선 고체비누 등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 제품과 새활용(업사이클링) 제품들을 한데 모아 판매한다. 또 기후위기와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고, 판매수익의 1%는 환경을 위해 기부한다. 모레상점은 지난해 10월 성동구가 ‘도심 속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들’이란 주제로 연 ‘서울숲 소셜벤처 엑스포’에서 사례 발표도 했다.

이지은 모레상점 대표는 “2018년 중국이 폐플라스틱 등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 후 한국 등에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것을 보고 소비 문화에서 근원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 유통업자들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대중의 인식 변화를 불러온 것 같다면서 “최근 모레상점에 입점하겠다는 브랜드도 늘고, 지난해 매출을 봐도 하반기가 상반기의 5.5배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채식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 상품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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