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선일보

고장난 4500억 잠수함, 민간 선박이 끌고왔다

원선우 기자 입력 2021. 01. 25. 03:41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해군 최신예 214급, 추진 전동기 이상
9척 운용, 그간 볼트 등 잦은 고장
석달전 해군 "문제없다" 국회답변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예 214급 잠수함. 이 잠수함 한 척이 지난 22일 기능 고장으로 민간 선박에 예인됐다. 한 척에 4500억원가량인 214급 잠수함은 2000년부터 독일 기술을 도입, 총 9척을 건조해 운용 중이다. /해군

해군이 운용 중인 최신예 214급(손원일급·1800t) 잠수함 A함이 지난 22일 경북 포항 동쪽 해상에서 활동 중 기능 고장으로 민간 선박에 예인됐다. 잠수함 추진전동기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 등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함의 고장에 대해 정치권에선 지난해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군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해군 등에 따르면, 오는 5월까지 정기 수리 예정인 A함이 22일 오후 시운전 잠항을 마친 뒤 수면으로 부상해 기지로 이동했다. 그러던 중 추진 계통 안전 경보가 울렸다. 이에 A함 승조원들은 지휘부에 상황을 보고했다. 해군 관계자는 “승조원 안전 등을 우려해 즉각 운전을 중단하고 예인 조치했다”고 했다. 해군 측 연락을 받은 제작사 현대중공업이 예인선을 긴급 파견했다. 해당 잠수함은 예인선에 끌려 23일 새벽 인근 기지에 복귀, 정비를 받고 있다. 군 잠수함이 작전이나 정비 등 임무 수행 중 기능 문제로 민간 선박에 예인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민간 예인선이 투입된 것은 제작사의 애프터서비스 차원”이라고 했다.

A함은 2008년 진수됐고 이듬해 취역했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14급 J함이 고장났는데 똑같은 사양의 A함은 괜찮으냐”고 물었고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지금 현재는 괜찮다”고 두 번 답했다. 그런데 고작 3개월 뒤 A함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A함은 J함과 마찬가지로 추진전동기에서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우리 군의 주요 전력인 잠수함들이 바다에서 작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창고에서 정비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214급 잠수함은 2000년부터 독일 기술을 도입,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총 9척을 건조해 운용 중이다. 1척 가격은 45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길이 65.3m, 폭 6.3m, 최고 속력은 20노트(시속 37㎞)다. 승조원 40여 명을 태우고 연료 재충전 없이 미국 하와이를 왕복 항해할 수 있다. 공기가 없어도 축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가 갖춰져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고 2주 동안 수중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그러나 취역 이후 볼트가 부러지고 풀리거나, 잠수함 프로펠러에서 균열 151개가 발견되는 등 논란이 잇따랐다. 2015년엔 전직 함장 등 예비역 장교들이 잠수함 성능 평가 등과 관련한 군납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