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이과 통합 수능'.. 국어·수학 선택과목 신중히 골라야

정필재 입력 2021. 1.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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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수능 어떻게 바뀌나
국어 2과목, 수학 3과목 중 하나 선택
탐구영역, 사회·과학 17과목 중 2개 택
학습 분량 많고 고난도 과목 기피 우려
표준점수 산출 때 '상향 보정' 기준 마련
SKY 등 이과 '미적분'·'기하' 반영 많은데
예비 高3 수학 '확률과 통계' 선택 쏠림
"지망대학 반영과목 사전에 잘 살펴야"
예비 고3 학생들이 응시할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다. 예비 고3 학생들은 탐구영역 외에도 국어와 수학에서도 선택과목을 골라야 한다. 어떤 과목을 응시하느냐에 따라 최종 표준점수도, 지원할 수 있는 학교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2022학년도 수능, 국어·수학 선택과목 도입… EBS 연계율 낮아져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은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문과·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첫 번째 시험이다. 기존 수험생들은 탐구영역만 선택했지만 2022학년도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도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지금까지 문과, 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은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하지만 2022학년도 수능부터는 공통국어에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두 과목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수학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이과는 ‘가형’, 문과는 ‘나형’을 치렀지만 예비 고3 학생들은 공통수학과 함께 ‘확률과 통계’ ‘기하’ ‘미적분’ 세 과목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탐구영역의 경우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17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앞서 문과는 사회탐구 9개 과목 중 2개를 골랐고, 이과는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해왔다.
여기에 대학마다 반영하는 선택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목표 대학을 설정한 뒤 해당 학교가 반영하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해야 한다.

EBS 연계율이 현행 70%에서 50%로 낮아지는 점도 눈에 띈다. 연계 방식도 현행 영어처럼 EBS 교재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지문을 다른 교재에서 발췌해 출제하는 간접연계 방식이 활용된다.

◆선택과목에 따라 달라지는 최종 표준점수

2022학년도 수능 성적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산출된다. 학습 내용이 어렵고 학습 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을 경우, 이들의 선택과목 점수는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보정될 수 있다. 점수 보정은 공부하기 편하고 좋은 점수를 받기 쉽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으로 수험생들이 쏠리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점수 보정의 영향으로 두 수험생의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원점수가 모두 같을 경우라도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최종 표준점수가 다르게 산출될 수 있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배점비율을 반영하기 때문에 배점비율이 높은 공통과목 원점수를 높게 받은 수험생의 최종 표준점수가 공통과목 원점수를 낮게 받은 수험생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화법과 작문·확률과 통계 선택 많을 듯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수험생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부하기 쉽고 높은 표준점수가 기대되는 과목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입시교육업체 유웨이가 예비 고3 수험생 7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국어에서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학생은 57.5%, 언어와 매체를 고른 학생은 42.5%였다. 해당 과목을 선택하려는 이유로는 ‘공부하기 수월하다’가 가장 높은 응답률(27.6%)을 기록했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보정이 되더라도 기본적으로 내용이 어렵고 공부할 분량이 많은 과목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화법과 작문에 예비 수험생들이 조금 더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수학의 경우 인문계와 자연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확률과 통계가 67.9%로 가장 많았고, 미적분 25.8%, 기하 6.3% 순이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 학생 10명 중 8명 이상(84.5%)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미적분을 응시하겠다는 학생은 13.9%였고, 기하를 공부하겠다는 학생은 1.6%에 불과했다. 자연계의 경우 미적분이 47.2%로 가장 높았고 확률과 통계가 38.9%로 조사됐다. 기하를 치르겠다고 답한 수험생은 13.9%였다.

◆수험생 34% “선택과목 체제 잘 몰라”

교육계에서는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자연계 일부 모집단위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필수적으로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자연계 학생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에 지원할 수 없다. 유웨이 조사에서 자연계 학생 중 1등급대 16%, 2등급대 42%, 3등급대 39%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도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유웨이 조사를 보면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체제’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한 수험생이 33.8%에 달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택과목에 대한 정보나 응시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일선 고교에서 수험생들에게 충분히 안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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