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의 훠궈 사랑

서울문화사 2021. 1. 25. 09: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인이 모일 때마다 훠궈를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서도 훠궈를 먹을 수 있는 1인용 식당의 모습.

얼마 전 한국에 마라 열풍이 분 적이 있다. 마라는 중국에서 유래된 매운 맛이지만 대만 사람이 즐겨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면을 넣어 먹는 마라탕면, 식재료를 볶아 먹는 마라샹궈 등 요리 방법이 다양한데 대만 사람은 신선한 재료를 육수에 넣어 먹는 훠궈를 선호한다.

대만은 ‘훠궈의 왕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리에서 훠궈 음식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만 사람은 귀한 손님이 왔을 때, 가족 모임을 할 때, 날씨가 추울 때 어김없이 훠궈를 먹는다. 필자 역시 처음 대만을 방문했을 때 지인들이 훠궈를 대접해주었고 이후 모임을 가질 때에도 훠궈를 먹었다. 마치 한국 사람이 가족, 친구와 모였을 때 삼겹살을 먹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훠궈 전문 레스토랑에 가면 다양한 맛의 육수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최근엔 국물이 뽀얀 우유훠궈가 인기다. 육수를 곰 모양으로 얼려 사용하는 ‘호식다제제’의 훠궈.

훠궈는 한 끼 식사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로컬 식당부터 고급 훠궈 전문점,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츠다오바오’까지 그 형태가 다양하다. 훠궈는 보통 온 가족이 함께 먹거나, 3~5명이 함께 먹지만 요즘엔 1명을 위한 훠궈 레스토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선택하는 육수의 종류에 따라 훠궈의 맛 또한 달라진다.

채식주의자를 위해 채소로 육수를 우려낸 쑤차이궈부터 중국식 절임배추와 돼지고기를 넣어 우려낸 싼차이궈, 매콤한 사천식 마라훠궈, 그리고 취두부를 넣어 고소한 대만식 취취궈, 보양을 위한 오리생강훠궈 등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최근 대만에선 우유를 넣은 뽀얀 국물의 우유훠궈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육수는 한 종류만 선택하지 않고 하나의 냄비를 반으로 가른 특수한 형태의 냄비를 사용해 한 번에 두 가지 탕을 맛볼 수 있다. 한쪽에는 맑은 탕을, 다른 한쪽에는 진한 탕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편의점에서도 훠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훠궈를 꼭 식당에 가야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육수로 집에서도 얼마든지 요리할 수 있다. 외식이 잦은 대만 사람도 훠궈는 만들어 먹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최근에는 가스레인지나 인덕션 같은 가열 조리 기구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인스턴트 훠궈까지 나왔다.

우리나라의 샤브샤브와 대만 훠궈의 다른 점이 있다면 식감이 있는 재료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대만 사람은 타피오카처럼 쫄깃하거나 아삭한 식감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두부 껍질을 말린 두피, 서걱서걱한 식감이 나는 얼린 두부, 아삭한 베이비콘 등을 필수로 넣는다. 해산물을 다져 만든 반죽을 조금씩 떼어 어묵처럼 넣어 먹기도 한다.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식재료이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빠져드는 중독성이 있다.

대만인이 훠궈를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면서 서로의 거리를 좁히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다. 몸과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게 바로 대만인이 훠궈를 선택하는 이유다.

글쓴이 유미지

<코스모폴리탄> <M25> 등의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썼다. 대만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이곳저곳에 글을 기고하며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있다.

에디터 : 하은정 | 글 : 유미지 | 사진 : 유미지, 타이베이 관광부, 호식다제제 페이스북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