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천지사태, 제2의 BTJ열방센터 사태 터지나?

윤희일 선임기자 입력 2021. 1. 25. 09:23 수정 2021. 1. 25. 10: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코로나19 바이러스 이미지. 김상민 화백


대전의 비인가 종교 교육시설에서 12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자 방역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당역당국은 이번 사태가 제2의 ‘신천지사태’ 또는 제2의 ‘BTJ열방센터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127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전 중구 IEM국제학교에서 이후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을 25일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에 이송, 격리할 예정이다. 당국은 음성 판정이 나온 학생과 교직원 등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다.

당국의 조사결과, 대전 IEM국제학교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무시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IEM국제학교 학생 120명은 지난 4일부터 15일 사이에 대전시 중구 대흥동 IM선교회 건물 3∼5층의 기숙사에 입소했다. 기숙사 방에는 7~20명의 학생이 생활해왔다. 지하 식당에는 좌석별 칸막이도 설치되지 않았고, 일부 층은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대전시는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밀집·밀폐·밀접 등 이른바 3밀 조건 속에서 많은 인원이 집단생활을 한 것이 최악의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에 첫 증상자가 발생했는데도 학교 측의 선제 검사도 없었다. 주말을 맞아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에 갔던 학생 2명이 24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아무런 조치도 없었던 상황이다. 대전시와 방역당국은 대면 예배, 시설 내 거리두기 이행 등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해 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집단감염 발생 원인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학생들이 기숙사 입소 후 외부인 접촉 없이 격리생활을 해온 만큼 무증상 상태 감염자가 입소해 다른 학생들에게 확산시켰을 가능성과 출퇴근한 교직원이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당국은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전국적인 확산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학교를 운영하는 IM선교회 소속 관계자들이 최근 전국 곳곳에서 입학설명회를 여는 과정에서 많은 수의 학생과 학부모를 만났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당국은 입학설명회 일정 등을 파악해 참석자 등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차단 방역에 힘을 쏟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IM선교회가 외지에서 개최한 입학설명회에 참가한 학생이나 학부모가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게 되는 경우 전국적인 확산의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과 달리 출퇴근을 하는 교직원들을 통해 코로나19가 외부로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접촉자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기숙형 대안학교(IEM국제학교)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제2의 신천지, 혹은 BTJ 사태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정 총리는 이어 “결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가 초동단계에서 확실하게 제압해 가야 하겠다”며 “역학조사 역량을 최대한 투입해서 빠른 시간 내에 방역망을 펼쳐서 추가적인 확산을 차단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아울러 “문체부나 교육부 그리고 각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서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안학교를 하나로 보고 방역조치에 나서주시기 바란다”며 “또한 이번 기회에 유사한 대안학교 기숙시설에 대한 일제 점검과 필요한 방역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주시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IEM국제학교는 ‘한국 다음세대 살리기 운동본부’라는 IM(International Mission)선교회가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의 구성원 수는 학생 120명과 교직원 38명 등 모두 158명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16∼18세 청소년을 선발해 기독교 신앙과 중·고교 과정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24시간 기숙사 생활을 한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