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m 옥상서 파노라마 뷰, 투명 유리 화장실.. "과거의 도쿄는 잊어라"

행플특별취재팀 유영훈 입력 2021. 1. 25. 09:47 수정 2022. 3.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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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재개발 나서..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로 시야 넓혀
도심 개조에 세계 끌어안으려는 다양한 프로젝트 출범
시부야 스카이에 있는 스카이 엣지(EDGE). 지상 230m 높이로 위치를 바꿀때마다 도쿄 내 일본의 명소는 물론 후지산까지 감상할 수 있다. /ⓒ SHIBUYA scramble square

일본의 수도 도쿄가 변하고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 전후 대규모로 개발됐던 도쿄 도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빛이 바랬다. 하지만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도시 재개발을 국가 주요 사업으로 지정하고, 도심 주요 지역의 고도 제한 폐지 및 용적률 상승 등 과감한 규제 개혁을 실행하면서 도심의 얼굴은 확 달라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내에 높이 100m를 넘는 빌딩은 1989년 50여 채 정도였지만, 2019년엔 약 500여 채로 10배 가량 늘었다.

도시 재개발은 단순히 도시의 낡은 곳을 단장하는 작업이 아니다. 전통에 첨단을 입히는 것이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창의적 비즈니스를 탄생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산물인 것이다.

최근 도쿄는 곳곳에서 재개발 붐이 일면서 ‘도시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사업은 설계 단계부터 시야를 글로벌로 넓혔고 도쿄 도심을 개조해 세계를 끌어안으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된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찾아봤다.

시부야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전경. /ⓒ SHIBUYA scramble square

◇ 일본의 홍대, 시부야의 변신

시부야는 도쿄를 대표하는 쇼핑과 젊음의 거리다. 서울로 치면 홍대 정도 되겠다. 최근 시부야는 몇 년간 소음이 가득했다. 시부야 일대 큰손인 ‘도큐그룹’ 등 기업과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도시재생을 위한 재개발에 뛰어든 결과 최신 복합 빌딩 개업이 잇따랐다. 그중 핵심은 ‘시부야역 개발 프로젝트’다.

‘시부야역 개발 프로젝트’는 ‘엔터테인먼트 시티 시부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다. 복잡했던 환승 동선의 단순화 등 역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건물 간의 이동을 물 흐르듯 연결하는 것이 핵심으로 반경 2.5㎞ 이내를 광역 시부야권(GREATER SHIBUYA)으로 설정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SHIBUYA SCRAMBLE SQUARE)’은 2019년 11월에 오픈한 대규모 복합 단지로 최고 높이 약 230m, 지상 47층 규모의 시부야 일대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이곳의 명소인 ‘시부야 스카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옥상 전망공간을 보유한 전망시설로 시부야의 중심에서 스크램블 교차로, 후지산, 도쿄 스카이트리 등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전망시설 ‘SHIBUYA SKY’, 오피스와 상업시설, 공동창조시설 ‘SHIBUYA QWS’ 등 다양한 기능이 하나의 건물에 들어가 있다. ‘SHIBUYA QWS’는 산업 교류 시설로 도쿄대, 와세다대 등 주변 대학과 연계하여 크리에이티브 인재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 건물과 시부야역은 바로 연결되며 입체적인 보행자 동선 ‘어반 코어’를 적용해 이동이 편리하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잠자는 것만 제외하면 이 건물에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자연과 도시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새롭게 바뀐 미야시타 파크.

◇ 시부야스러운 입체적인 공간, MIYASHITA PARK

미야시타 공원(MIYASHITA PARK)은 부지 면적 1만 740m², 연면적 약 4만 6,000m² 규모로 길이 약 330m에 이르는 상업시설과 호텔, 주차장이 일체화된 ‘저층복합시설’이다. 1953년 문을 연 이후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해 온 공원의 매력을 살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시부야구와 미쓰이 부동산이 손잡고 지난 7월 말 오픈했으며 시설 옥상에 공원이 마련되어 있다. 남쪽에는 시부야역, 북쪽에는 하라주쿠역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 곳은 전체적으로 녹음(綠陰)으로 둘러싸여 있는 듯한 분위기의 자연 친화적 컨셉으로 설계됐다. 옥상은 스케이트장, 암벽등반시설, 다목적 운동시설이 있는 구역과 카페와 잔디광장이 있는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원래의 스포츠 관련 기능을 재정비하고 입체적인 번화함을 더해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고 새로운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이른바 ‘시부야스러운’ 공용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상업 시설인 레이어드 미야시타 파크(RAYARD MIYASHITA PARK)는 시부야의 문화를 구현해 낸 개성 넘치는 90여 개의 점포가 입점했다. 패션, 컬처, 카페, 스트리트마켓, 레스토랑, 나이트 엔터테인먼트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루이비통 시부야 맨스(men`s) 매장, 뉴욕 인기 셀렉트샵 ‘KITH TOKYO’, 유명 디자이너 후지하라 히로시가 프로듀싱한 새로운 스타일의 스타벅스 매장 등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유니크한 스타일의 브랜드샵으로 꾸며졌다. 18층에 루프탑 라운지가 있는 240개 객실 규모의 ‘시퀀스 미야시타 파크’ 호텔도 새로 오픈했다.

도쿄 요요기 후카마치 소공원의 투명 화장실. 이용객이 안에서 문을 잠그면 불투명하게 변한다. / Photo by Satoshi Nagare, ⓒ The Nippon Foundation

◇ 건축 거장들의 마법, ‘THE TOKYO TOILET’ 프로젝트

지난해 8월 시부야 한복판에 있는 투명 화장실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시부야 내 요요기 후카마치 소공원과 하루노오가와 공원 2곳이다. 남·여 화장실과 장애인 포함 화장실 등 3개가 자리한 이곳은 외벽이 유리로 돼 있어 변기와 세면대가 들여다보이지만, 이용객이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순간, 투명 유리 벽은 ‘불투명’으로 바뀐다.

이 화장실의 디자인은 ‘건축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Pritzker)상 수상자인 일본인 건축가 반 시게루가 맡았다. 그는 “공중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크게 두 가지가 우려되는데 첫째는 청결함이고, 둘째는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여부”라며 “누군가 화장실을 이용할 때 불투명해지는 외벽 덕분에 사람들은 밖에서 화장실이 얼마나 깨끗한지, 다른 사용자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 시내 곳곳에 독특한 공중화장실을 설계하고 나선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안도 다다오, 이토 도요오, 구마 겐코, 마키 후미히코 등 내로라하는 일본 유명 건축가들이 한 프로젝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THE TOKYO TOILET’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16명의 건축가와 디자이너 등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이 시부야 일대 17개의 공중화장실을 개조, 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중들이 생활 속 소규모 공공 건축물을 통해 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체험해볼 기회로 일본 최대급 주택 건설업체인 다이와하우스그룹, 일본 유명 화장실 제조업체 토토(TOTO) 등이 협력했다. 현재 7개가 완성돼 일반에 공개됐으며 올해 여름까지 나머지 10개를 순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 여행 정보

향후 일본 방문 예정인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JNTO(일본정부관광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24시간 콜센터 ‘JAPAN Visitor Hotline’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도쿄도 역시 홈페이지를 통한 안내, 공식 SNS를 통한 정보 발신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 취재 협조 : 도쿄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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