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단계 조정 논의에.."시기상조" vs "자영업자 고통 생각해야"

허미담 2021. 1. 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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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향후 거리 두기 단계 조정 논의 중"
자영업자 "9시 영업 제한 완화해달라"
전문가 "영업시간 밤 10시로 완화해도 큰 상관 없을 것"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정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민은 인구 이동량이 많은 설 연휴와 변이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현행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영업 피해 등을 감안해 단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영업 제한으로 손해를 입은 자영업자를 향한 보상 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향후 거리두기 조정 방안과 관련해 "다음 주 중에 의사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현행 거리두기 단계와 전국적으로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방역 대책을 이달 31일까지 연장해 적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1주간(1.18∼24)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가 365.3명을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나타내자 거리두기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부산시도 확진자 수가 감소세임을 고려해 25일부터 3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겨우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26)씨는 "날씨가 점점 풀리면서 시민들이 외출하는 일이 잦아질 텐데 지금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언제 확산할지도 모르지 않나. 1000명 안팎이던 확진자 수를 겨우 400명 정도로 줄였는데, 지금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다시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정모(25)씨도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확실히 줄어들지도 않았고, 설 연휴도 다가오고 있다"며 "정부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해도 분명 가는 사람이 많을 거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건 적절치 않다.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설 연휴 기간 이동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매장 내 좌석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밤 9시 이후 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래방, 주점 등 일부 업종은 주요 영업 시간이 늦은 저녁인 만큼 방역 수칙을 준수하겠다는 전제하에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23일 "5인 집합 제한 9시까지 영업은 너무 힘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깃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글쓴이는 "작년 1월 개업 후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영업했다. 낮 영업도 해봤지만, 지역 특성상 손님이 없었다. 그래서 밤장사만 바짝 했다"며 "겨우 입에 풀칠하고 작년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9시 영업 제한이 걸려 죽을 것 같다. 별로 없던 매출이 또 반토막 나서 1월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지난 19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노래방 영업 핵심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다. 그 피크시간의 1/3 정도밖에 영업을 못 하니까 영업이라고 볼 수 없다. 문 열고 시작하자마자 정리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업주들한테 숨만 쉬라는 얘기다. 최소한 자정까지는 오픈하게 해줘야 업주들이 인건비나 전기세, 관리비라도 충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는 자영업자 등의 영업 손실을 보상해줄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들어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데 신중해졌다. 과거에는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할 때 망설이고, 완화 조치를 할 때는 과감한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늦추는 방안에 대해 "자영업자들이 오랜 기간 제한을 받아왔다. 피해 보상을 제대로 안 해주는 상황에서 제한받다 보니 곤란을 많이 겪고 있다"며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나 10시로 제한하나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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