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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SKT 등에 업고 초고속 성장..공정위, SKB 부당지원 제재심의 착수

김상윤 입력 2021. 01. 25. 20:00 수정 2021. 01. 2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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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대리점서 판 SKB 상품 판매 수수료 적정여부 논란
공정위 SKT 지원으로 판관비 절감한 덕에 SKB 고속성장 판단
SKT 부당지원으로 LGU+등 경쟁 훼손여부도 입증해야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한광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017670)의 SK브로드밴드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이 자사의 대리점을 통해 SK브로드밴드의 방송 상품을 위탁 판매하면서 SK브로드밴드로부터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판매·관리비를 절감한 SK브로드밴드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고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다른 통신사와의 경쟁을 훼손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대기업 저승사자’ 공정위 기업집단국, SK 첫 제재 나서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달 3일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부당지원 혐의와 관련해 전원회의(법원 격)를 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조사를 진행했다. 기업집단국이 SK그룹 제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IPTV(인터넷방송)를 SK텔레콤 대리점을 통해 결합상품(통신+인터넷+IPTV) 형식으로 재판매를 하고 있다. 무선통신이 주요사업이었던 SK텔레콤은 2008년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인수한 뒤 자회사로 두고 인터넷과 유선방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후발주자인 SK브로드밴드가 1, 2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를 빠르게 추격하기 위해 자사의 막강한 영업망을 활용한 지원방식을 고안했다.

문제는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에 판매수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송법상 IPTV 사업을 할 수 없는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IPTV인 ‘BTV’를 SK텔레콤 유통망인 대리점과 가맹점을 통해 위탁판매하고 관련 SK브로드밴드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가 위탁판매에 대한 대가를 SK텔레콤에 충분히 지급하지 않았고, 판매·관리비를 절감하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SKT 지원 과도했나…‘수수료 원가 산정’ 핵심

SK브로드밴드 유선방송 가입자는 2012년 145만명에서 2019년 509만명으로 급증했다. 공정위는 2016~2017년에는 SK브로드밴드가 판매수수료를 제대로 SK텔레콤에 지급했지만, 그 외 기간인 2012~2015년, 2018~2019년에는 정상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 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1항 7호는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해 상품 용역을 제공하면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제재를 확정하려면 SK텔레콤이 시장에서 통용되는 정상가격에 비해 상당한 유리한 조건으로 SK브로드밴드를 지원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공정위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 간 거래 등을 비교해 SK텔레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SK브로드밴드를 지원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과거 SK텔레콤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C&C와 운영체제(OS)계약을 체결하면서 적용한 유지보수요율과 비교해도 SK텔레콤이 유리하게 SK브로드밴드를 지원한 것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로펌 관계자는 “판매수수료에 대한 원가 산정을 공정위가 제대로 했는지가 관건이다”며 “유료방송 판·관리비에는 SK텔레콤의 기여분, SK브로드밴드의 기여분이 혼합돼 있어 명확하게 이를 갈라내는 게 어려운 편이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IPTV 연도별 가입자수.(그래프=이미나 기자)
공정위, 부당지원으로 경쟁 훼손도 입증해야

공정위가 SK텔레콤의 부당지원 혐의를 제재하려면 이러한 행위로 경쟁사업자의 경쟁을 크게 훼손했다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 지난 2014년 LG유플러스는 공개적으로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부당지원하면서 무선통신시장의 지배력이 유선 시장으로 전이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당시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을 부당하게 지원하면서 유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무선통신 1위 사업자 지배력을 활용해 유·무선 결합상품을 활용한 약탈적 할인정책을 시행해 점유율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로펌 관계자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 성장을 지원하면서 오히려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효용을 끌어올린 측면도 있다”면서 “부당지원으로 퇴출해야 할 기업이 생존했는지를 중심으로 따져야 하지만 유료방송시장의 경쟁 촉진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외 유무선 결합판매를 통한 약탈적 가격 정책 문제는 따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무선 결합판매에 대해 서비스 요금이 낮아져 오히려 소비자에 이득이 크기 때문에 경쟁촉진 효과가 더 크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공정위 심의를 앞두고 구체적으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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