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가슴 걷어차고 머리채 잡고..어느 원장님의 '훈육'

남효정 2021. 1. 2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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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남효정 기자입니다.

누구를 폭행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습니다.

그런데 때리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일이 일상적인 곳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이 폭력의 표적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가해자는 '훈육'이었다고 말합니다.

감독기관은 '코로나' 탓을 하며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어떤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은밀하게 벌어진 일을 추적하러,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강 모 원장 (지난해 11월)] "가만히 있어. 혼난다? 혼난다!"

위협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폭행은 무차별적이었습니다.

[강 모 원장] "가만히 있어, 인마."

일어서려던 이 씨의 배를 발로 밀더니, 가슴을 걷어찹니다.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동댕이치기까지.

[강 모 원장] "왜 선생님한테 대들어?"

낮시간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대전의 한 시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때린 사람은 이 시설의 원장 50대 강 모 씨였고 맞은 사람은 중증 자폐증이 있는 30대 이 모 씨였습니다.

한 달 뒤, 이번엔 이 씨가 눈을 다쳤습니다.

[신00/사회복무요원] "눈에 실핏줄이 다 터져 있어 가지고. '저거 왜 저런 거냐'니까 다른 실습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원장님이 눕혀 놓고 밟았다더라'라고…"

폭력행위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여름, 강 원장은 20대 지적장애인 앞에서 죽도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 샌드백을 힘껏 내리칩니다.

[강 모 원장 (작년 7월)] "이게 땡깡 부리는 사람이야. 땡깡 부리는 사람이야. 땡깡 부리는 사람!"

사회복지사 2명과 실습생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놀이'라고 장단을 맞춥니다.

[사회복지 실습생] "00야, 선생님이랑 말타기 놀이하니?"

'보호 시설'이 아니라 '학대 시설'에 가까웠습니다.

[최용걸/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국장] "폭력을 직접적으로 한 건 아니지만, 사실은 위협 자체도 폭력이고 인권침해인 부분(이 있습니다.)"

결국 이를 지켜보던 사회복무요원이 참다못해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신00/사회복무요원] "(강 원장이) 윽박지르시는 걸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위협 같은 거 되게 많이 하시고요. 이건 좀 심하지 않나…"

폭력 행위는 '선택적'이었다는 설명.

생계 문제로 부모들이 자주 찾지 않는 장애인들이 주로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신00/사회복무요원] "센터에 부모님이 자주 오시는 애들은 때리는 건 못 본 것 같아요. 00이도 막 안 간다고 버티고 이러는데 시설장님이 (00이를) 때리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고요."

원장은 훈육 차원의 행동이었지, 폭행을 한 적은 없다고 강력부인했습니다.

[강 모 원장] "(이 씨가) 일어나서 (타인을) 공격하니까 찬다기보다는 민다고 밀어낸 거였습니다. 00이(박 씨)는 분노조절장애가 있어요. 폭력 쓰려고 쓴 게 아니고 그땐 하도 애들이 그러니까 사실은…"

이번엔 원장과 친한 부모들이 방송을 막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원장 옹호 학부모들] (어머니 아들이 이렇게 당해도 괜찮으시겠어요?) "저는 괜찮아요." "저도 괜찮아요." "(방송에) 안 내보냈으면 좋겠어. 확대 해석이야."

피해 원생 부모들은 '협박'을 받았습니다.

[이 씨 어머니] "전에 있던 원장님이 00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다른 데 갈 수 없다, 라고… 00엄마가 (방송을) 막아야 된다고… 원장님이 그러더라고요. 사모님하고 같이 저 만나러 온다고 써달라고. 탄원서요."

이 시설에 지원되는 세금은 매년 1억 5천여만 원.

그런데도 대전시는 돈만 대줄 뿐이라고 하고, 구청은 정기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대전 중구청 관계자]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분들을 만나서 '괜찮으세요?' 뭐 이렇게 그런 정도의 지도점검은 사실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러는 사이 장애인들은 공포감에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박 모 씨/지적장애인] (올라가자 00아.) "흥! 싫어! 여기 있을 거야." (00씨 시설장님이랑 같이 가세요.) "싫어 싫어!!"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CCTV 설치 의무화를 검토해 보겠다"고 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로간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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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정 기자 (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6895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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