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이제 마스크 안 써요"..뉴질랜드의 코로나 탈출기

손령 2021. 1. 2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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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 번째로 적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적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뉴질랜드입니다.

뉴질랜드는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감염자가 마흔 명에 불과합니다.

현재 격리 중인 확진자는 예순 네 명인데, 격리자와 접촉한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해외 입국자들입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뉴질랜드, 어떻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좀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참고할 부분이 있는지 함께 보시죠.

손령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 2! 1!"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은 남반구의 섬나라 뉴질랜드.

그리고 가장 먼저 코로나도 떠나보냈습니다.

행사조차 열지 못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새해를 만끽했습니다.

[뉴질랜드 국민] "너무 멋져요. 뉴질랜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뉴질랜드 국민] "우리가 옳았어요. 경청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고, 이젠 축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기까지 감내해야 할 고통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2명을 기록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초기 강력 대응을 결정한 겁니다.

[저신다 아던/뉴질랜드 총리(지난 3월)] "우리의 계획은 간단합니다. 집에 머물고, 접촉을 최소화하면, 우리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학교와 공공시설, 대부분의 업체가 문을 닫는 7주간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든 입국을 막았습니다.

동시에 GDP의 4%에 달하는 10조 원 가까운 예산을 즉각 투입해 피해 보상에 나섰습니다.

일을 할 수 없게 된 사람에게는 급여를 보전해줬고, 임대료는 동결했습니다.

정부 뿐 아니라 은행들도 대출 상환 중단, 추가 대출 등의 지원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랜트 로버트슨/뉴질랜드 재무장관(지난 3월)] "은행에 가서 관련 상담을 받으세요. 모든 뉴질랜드 국민은 봉쇄 기간 중 계속해서 지원금을 지급받게 될 것입니다."

과거 재난 경험을 통해 정착된 관행도 있었습니다.

[이관옥/뉴질랜드 변호사] "(임대 계약서 상에) 지진이나 기타 유행병 같은 경우로 인해 사용하지 못한 경우 임대료를 탕감한다라고 되어있거든요. 건물주하고 세입자들이 의논하게 되는데요, 작년에 봐서는 50대50."

이런 조치들은 경제적 여파를 감안해 봉쇄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됐습니다.

[이관옥/뉴질랜드 변호사] "처음에는 12주, 8주, 2주 약 22주 지원…고용주한테 정부가 다 지불해서 고용주가 그걸 받아서 직원들 급여…직원들 계속 고용하도록…다 합치면 800만 원 정도. 개인당. 금액이 상당히 크죠."

또 사회적 거리두기의 개념을 쉽게 이해시키고 고립감을 줄이기 위해 '소셜 버블'이란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사람들을 비눗방울로 싸듯 집단화해 거리를 두는 전략인데, 4단계에선 가족만, 3단계에선 직장 동료, 학교 등 정해진 집단 안에서는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한겁니다.

반면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은 철저히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 만나라, 즉 당신의 비눗방울을 벗어나거나 깨지 말라는 게 핵심입니다.

이후 독일과 캐나다, 영국도 이를 방역 정책으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문애리/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장] "버블 안에서는 거리두기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결과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막연한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것 보다는 감염자 수를 1/3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 결과 뉴질랜드는 비상사태 선포 석 달 만인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저신다 아던/뉴질랜드 총리(지난 6월)] "코로나와의 싸움이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이정표를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 한마디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질랜드."

이후 백여 일 만에 해외 입국 확진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일상은 거의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2분기 봉쇄조치를 거치며 마이너스 11% 기록했던 경제성장률도 3분기에는 14% 급상승했습니다.

15%에 달했던 예상 실업률도 현재 5.3%로 낮아졌습니다.

[박세태/전 한인회장] "지금은 평상시하고 거의 다름없이 생활하고…들어오는 자체를 완전히 격리를 시키고 따로 관리를 하니까 뉴질랜드 같은 경우는 자체 발생 거의 없어…지금 현재로 버스, 비행기 국내선 탈 때 마스크를 써요. 나눠주거든요. 국내선 비행기는 타지역으로 옮겨가잖아요."

대신 나라 빚은 늘었습니다.

작년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GDP의 무려 19.5%에 해당하는 돈을 투입했습니다.

미국 11%, 독일 8%에 비해도 월등히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재정적자는 9.1%로 지난 2019년 0.6%에 비해 급증했고, 장기적으론 성장을 더디게 할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그런데도 뉴질랜드는 당초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상환 중단 조치를 2년 뒤인 2023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경제 회복의 핵심은 소상공인의 회복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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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령 기자 (righ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6896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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