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3월16일 그에게 있었던 일..찰리한 '유효숫자 0316'

오현주 2021. 1. 2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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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을 비추는 흑백의 항공사진.

특별한 건 그 이슈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신문지에 복제된 빛바랜 이미지를 골라 100여군데의 특정장소에 숨겨두고 일정기간 묵혔던 이미지를 다시 수거하면서부터다.

2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이길이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디지트'(Digit)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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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작
이슈 드러낸 독특한 방식으로 문화·공간 탐구
보도이미지 숨긴 장소와 관계 있는 숫자 조합
일반화한 수열서 끄집어낸 '특정한 때와 장소'
찰리한 ‘유효숫자 0316’(사진=이길이구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척박한 땅을 비추는 흑백의 항공사진. 밭과 집이, 또 바다가 보인다. 개발 중인 뭉개진 흙더미도 눈에 들어온다. 한반도 어디쯤이 맞다면 1960∼1970년대쯤 될까. 그런데 사진에 박힌 숫자는 뭘 의미하는가. 메모 접듯 자국을 낸 종이는 어떤 뜻이고.

작가 찰리한(48)은 문화적·공간적 이슈를 탐구해왔다. 특별한 건 그 이슈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신문지에 복제된 빛바랜 이미지를 골라 100여군데의 특정장소에 숨겨두고 일정기간 묵혔던 이미지를 다시 수거하면서부터다. 이후 이미지와 장소의 관계성을 떠올려 숫자를 조합하고 스텐실로 병렬한 뒤, 공판화 기법으로 기록. 의미를 잔뜩 품은 숫자가 뜨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내 숫자는 보는 이들의 기억에 따라, 형편에 맞게 일반적 수열이 돼버린다. 그래서 ‘유효숫자 0316’(Significant Digit 0316·2020)이란다.

사진 속 배경은 작가에겐 “흔적만 남은 기억”이다. 인생의 반을 타국에서 살다 돌아와 더듬은 고향. 날짜·시간을 대입해 특정한 때를 기억하는 작가의 습관이 만든 작업이다. 압정으로 박아두듯 숫자로 기억을 고정했다.

2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이길이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디지트’(Digit)에서 볼 수 있다. 로터리프린트에 혼합재료. 38×54㎝. 작가 소장.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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