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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파에 생고생' 北 당대회 7천명, 달랑 과일박스 받았다

김명성 기자 입력 2021. 01. 26. 15:55 수정 2021. 01. 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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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쌀밥은 하루 한끼, 고기 반찬도 없어"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강습 모임을 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노동신문 뉴스1

최근 7박8일간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소집된 당대표와 방청객 등 7000명이 강추위 속에 3주 이상을 난방도 되지 않는 호텔·여관에서 보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극심한 경제난 탓에 하루 세 끼 제공되던 쌀밥도 한 끼로 줄고, 지급된 선물도 과거의 가전제품 같은 고가품이 아닌 과일 한 상자가 전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당대회에 참석한 당대표 5000명과 방청객 2000명은 지난달 하순부터 평양으로 집결해 준비행사(12월30일 ~1월4일), 당대회(1월 5~12일), 강습(13일), 열병식(14일), 최고인민회의(17일), 기념촬영(18일) 등 3주 이상 강행군을 이어가며 집단 숙식을 했다.

소식통은 “당대회 참석자들은 고려호텔과 창광산호텔, 해방산호텔, 대동강여관 등 여러 곳에 분산돼 숙박했다”며 “행사 기간 폭설과 강추위로 수도관이 터지고 난방이 안 돼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당대회 기간 평양의 최저 기온은 강력한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각종 동파사고와 화재가 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TV의 날씨 보도. 8차 당대회 기간이었던 지난 8일 평양의 최저기온이 영하 21도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소식통은 “회의가 끝나면 방역을 이유로 호텔·여관에 가둬놓고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밤새도록 추위에 떨다가 다음날 새벽 행사장인 4·25 문화회관에 가서 언 몸을 녹이는 식이었다”며 “문제는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행사장 난방이 세서 조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이 때문에 중앙당 간부들의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당대회 참석자들에게 제공됐던 ‘이밥에 고깃국’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소식통은 “쌀밥은 하루 한 끼만 나왔고 나머지 두 끼는 잡곡밥과 옥수수 국수였다”며 “반찬도 육류는 없고 김치와 절인무, 미역국 정도였다”고 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일하는 대회로 만들라는 김정은의 지시 때문에 식단도 전투적으로 짰다고 하더라”며 “당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사람들 몰골이 노동단련대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온 것처럼 살이 쪽 빠진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3주간의 강행군을 마친 당대회 참가자들에게 바나나·감·귤이 든 10㎏짜리 과일 상자 하나를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대북 소식통은 “당 부부장급 간부들도 과일 상자에다 중국제 손목시계를 더 받은 게 전부”라며 “당대회 역사상 이렇게 부실한 선물은 처음이라 불만이 상당했다”고 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2016년 5월 7차 당대회 때는 참석자들에게 42인치 중국산 평면TV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는 일제 컬러TV를 지급하고, 고위 간부들에겐 ‘백두산’ 소형 냉장고도 얹어줬다고 한다.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군인들의 경우 혹한에 훈련과 열병식을 강행하면서 상당수가 귀와 손에 동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행사 당일 화장실 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병식 전말부터 한끼 식사량을 100g으로 줄이고 1인당 날계란 2개와 빵1개씩만 나눠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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