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해외수주..LNG탱크 등 新사업으로 신흥국 개척"

김정유 입력 2021. 1. 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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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선박기계 최영욱 대표 인터뷰
2000년 설립한 조선기자재업체, 연매출 900억대
100% 해외 수주 '눈길', 자동화 조선설비 기술 '으뜸'
인니서 1500억 수주 '잿팟', 신사업 통해 외형확장

[광양(전남)=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2500억원 규모의 수주가 예상됩니다. 액화천연가스(LNG)연료탱크, 자동화 설비, 풍력발전 구조물 등 3대 사업을 ‘핵심 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입니다. 조그만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도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사진=상상인선박기계

대기업 대신 해외 판로개척 노력 ‘승부수’

25일 전남 광양 상상인(038540)선박기계 본사에서 만난 최영욱(사진) 대표는 “이미 2~3년 전부터 준비해 왔던 신성장동력 사업들을 통해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을 집중 공략,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상상인선박기계는 연매출 900억원(2019년 기준)규모의 중소 조선 기자재업체다. 조선소 설비 및 조선기자재 생산, 공정 자동화 장비 제작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선체 설계를 수행하며 조선업에 발을 들인 최 대표는 2000년 자신의 조선기자재 업체를 설립한 후 지금까지 한우물을 파고 있는 업계 전문가다.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대부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3사의 일감을 받아 사업을 유지하는 데 반해, 상상인선박기계는 100% 해외 수주를 기반으로 한다.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의 ‘이단아’인 셈이다.

최 대표는 “창업 초창기인 2000년부터 약 10년간 국내 조선 대기업들을 상대로 일을 했지만, 전형적인 ‘갑을관계’가 이어지면서 고통이 심했다”며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200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무조건 해외에 ‘올인’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의 관계를 정리한 최 대표는 그때부터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가 영업을 시작했다. 상상인선박기계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조선설비 자동화 기술력을 내세우며 중국 조선소들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 10개월 만에 중국에서 가장 큰 민영조선소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화 설비 기술력이 필요했던 중국 조선소가 상상인선박기계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손을 내민 것. 이후 상상인선박기계는 550억원 규모의 사업도 추가 수주하는 등 해외에서 승승장구했다.

최 대표는 “국내 대기업 협력사로 일할 때는 매번 부채만 남았던 회사 사정이 해외 판로를 뚫자 200억원 이상 순이익이 남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때부터 막연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해외 사업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후 상상인선박기계는 러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신흥국이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조선소와 1500억원(옵션 포함) 규모의 LNG선 개조 및 신조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올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대표는 “많은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섬간 LNG 수송을 위해 LNG운반선 발주를 많이 하고 있는데, 국내 조선3사가 하는 대형이 아닌 중소형 선박들이어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이 진출하기 좋은 분야”라며 “수익성 측면에선 다른 사업보다 크진 않지만, 우리가 최근 개발한 고망간강 LNG연료탱크 적용을 확대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남 광양 율촌산단에 위치한 상상인선박기계 본사 전경. (사진=상상인선박기계)

고망간강 LNG탱크·해상풍력 구조물…신사업 확장

고망간강 LNG연료탱크는 영하 196도에서도 쉽게 파손되지 않고, 충격 흡수 능력과 마모를 견디는 능력도 높다. 더불어 기존 LNG연료탱크에 사용되는 9% 니켈강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매장량도 풍부하다. 다만 아직 초창기이다보니 적용 사례가 많지 않다. 때문에 최 대표는 고망간강 LNG연료탱크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그는 “고망간강 LNG연료탱크 작업시 가스 등이 많이 나오는 데 우리는 자체 자동화 설비 기술력이 있는만큼, 작업과정에서 강점이 있다”며 “최근 국내 조선3사들도 우리에게 고망간강 LNG연료탱크 관련 문의와 요청을 많이 주고 있는데, 조만간 협력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상상인선박기계는 다음달부터 관련 설비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내 조선3사와의 협력도 올 상반기께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상상인선박기계는 세아제강과 협력해 풍력타워 기초구조물 관련 사업에도 진출했다. 자체 보유한 용접기술연구소를 통해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 기술력을 키우며 본격적으로 해상풍력 구조물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 주력사업인 자동화 설비 사업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에만 예정된 수주 금액이 2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흐름을 탄 상태다.

최 대표는 “LNG연료탱크, 해상풍력, 자동화설비 사업 등 3대 핵심 사업을 통해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라며 “중소 조선기자재업체들도 국내 대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한 번 해외로 눈을 돌려봤으면 좋겠다. 아직 여러 신흥국들에선 우리 조선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들이 많으니 죽을 각오로 도전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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