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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일러 잡은 빅테크..연초부터 중금리 대출 뜨겁다

김인경 입력 2021. 01. 26. 16:51 수정 2021. 01. 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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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 자체평가로 입점 스토어에 연 5.5% 대출
카뱅, '선물하기' 등 활용해 중·저신용자 공략..토스 "8등급도 공략"
'빚투' 신용대출 규제에도 소상공인 위한 대출은 풀어
저축은행도 상품 확대.."제2금융권 운신폭 축소"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해 말 내놓은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의 반응이 뜨겁다. 이 상품은 대출 대상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있고 3개월 연속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사업자로 제한해 놓았다. 금리는 연 3.2~9.9% 수준의 중금리 상품이다.

상품 출시 한 달여 만에 대상 사업자의 16%가 대출을 신청했다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밝혔다. 신청자의 40%가 대출승인을 받았다. 평균 금리는 연 5.5%였다.

기존 은행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1년 가량의 재무 정보가 있어야 대출이 가능했지만, 네이버는 단골 고객 비중, 고객 리뷰 응답 속도,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내 매출 흐름 등 비금융정보를 이용한 자체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대출을 제공하고 방식을 썼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조만간 대출 신청 기준을 더 낮춰, 3개월 연속 매출 50만원만 넘으면 대출을 해줄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두자릿수로 금리를 내야 하는 입점업체들에 반응이 좋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성공적인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신용평가로 무장한 빅테크·인뱅, 중금리 대출 정조준

연초부터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시장에 불이 붙고 있다. 중신용자들의 대출을 주로 해오던 저축은행은 물론, 빅테크까지 발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로 묶인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시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특히 빅테크들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 1300만명을 쇼핑정보 같은 생활이력을 금리산정에 반영하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카카오뱅크 역시 자체 개발한 신규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해 4~7등급의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까지 꾸준히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까지 매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은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정보는 물론 카카오선물하기나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이용 같은 비금융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었다”면서 “4~7등급 사이의 중·저신용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토스도 중금리 대출시장에 가세한다. 7월 인터넷은행(가칭 토스뱅크)을 출범하는 토스는 중금리 시장에서도 소외됐었던 신용등급 ‘8등급’까지 포용할 계획이다. 토스 관계자는 “아직 신용평가 모델 등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혁신과 포용에 중점을 두고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을 선보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P2P업체도 제도권 영역으로 들어오며 중금리 대출 경쟁에 불을 붙일 방침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빅테크 공략에 저축은행도 중금리 대출 정비

중금리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4~7등급에 속하는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이 부실가능성이 거의 없는 1~3등급 소비자를 위주로 신용대출을 제공하다 보니, 매해 금융당국은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해야 한다며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조해왔다. 2016년 7월에는 중금리 대출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선보였고 2018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시작하며 ‘중신용자 포용’이라는 전제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그래도 대출은 고신용자 위주였다.

하지만 빅테크가 금융시장에 뛰어들며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빅테크는 기존 은행들이 보유하지 않은 쇼핑정보, 생활정보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 연 5~10%의 중금리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다가 당국은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 주식·부동산 투자 붐이 일며 신용대출 규제에 나서면서도 중금리 대출 시장만은 확대하도록 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빅테크의 중금리 대출 공략에 당초 중금리 대출의 ‘터줏대감’ 저축은행도 중금리 대출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이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은 85개로 2019년 4분기보다 18개 증가했다. 2018년 4분기 말(47개)과 견주면 2년간 55% 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저축은행은 올 1분기에도 중금리대출 상품 10여개를 더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경쟁이 가속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크다. 게다가 법정 최고금리까지 올 7월 24%에서 20%로 내려오면 ‘체감적’인 중금리 인하 역시 불가피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간 경쟁이 붙고 포용력이 확대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박리다매 식으로 수익을 얻는 중금리 대출시장에 빅테크가 가세하면서 제2금융권의 운신 폭은 점점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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