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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권위 '박원순 성희롱' 인정.. 2차 가해자들 책임져라

입력 2021. 01. 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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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25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성희롱 의혹을 일부 인정하고 관계 기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것은 의미 있는 판단이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가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나온 증거와 참고인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박 전 시장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것은 다행스럽다.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자신의 불찰이라며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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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25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성희롱 의혹을 일부 인정하고 관계 기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것은 의미 있는 판단이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가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나온 증거와 참고인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박 전 시장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는다.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희롱 묵인·방조 의혹에 대해서는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제 진위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은 끝내고, 피해자가 안전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야 할 때다. 지난 6개월여 동안 피해자는 상상을 초월한 2차 가해로 일상을 영위하기 힘들었다. 성희롱 관련 실체적 진실을 둘러싼 논란마저 증폭됐고, 피해자를 박 전 시장의 살인자로 고발하겠다는 몰지각한 단체까지 나왔다. 포털사이트나 유튜브 등에는 피해자와 관련한 가짜 뉴스가 퍼졌다.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2차 가해 발언을 일삼은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의 처신도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했다. 검사의 본분을 망각한 만큼 스스로 공직에서 물러나거나 징계를 통해 해임 등의 처분을 받는 게 마땅하다.

피해자 고소 사실 누설 등과 관련된 이들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자신의 불찰이라며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했던 것도 “짧은 생각이었다”고 말했지만 늦어도 한참 늦은 사과다. 지금까지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해오던 민주당 역시 사과에만 그칠 게 아니라 사안을 축소·은폐하려 했던 모든 행위자를 엄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인권위 판단을 계기로 성희롱 사건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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