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황교안·고민정에 밀린 오세훈 "진심은 통한다" [뼈때뷰]

최형창 2021. 1.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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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황교안·고민정 등 각종 선거 연패로 벼랑 끝
대선 접고 서울시장 유턴 "바로 일할 시장 필요"
'서랍 속 규제' 풀어 부동산 정책 반전 노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2011년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에 반대하며 주민 투표 끝에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오 전 시장은 본의 아니게 ‘야인’ 생활을 거듭했다. 해외를 다니며 견문을 넓힌 그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했으나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패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후 바른정당으로 갔지만 그는 결국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동안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다가 2018년 11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복당했다. 이듬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으나 황교안 전 대표에게 패했다. 당원들의 지지에서는 밀렸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크게 앞섰던 점이 오 전 시장에겐 위안이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광진에서 열심히 표밭을 일궜다. 하지만 ‘친문(문재인 대통령)’ 지지를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넘지 못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당 안팎의 각종 선거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오 전 시장은 벼랑끝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그는 어느 때보다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계속된 낙선에도 그를 야권 잠재 대선 후보군으로 꼽는  이유는 5년여 서울시장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서울시를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맸다. 오 전 시장은 “대선을 준비했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엄중한 가치 의미를 가슴에 품었다.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원투수’가 필요한 서울시에 자신이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사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서울이란 도시 환경이 정체상태 들어간건 분명하다“며 “이번에 뽑히는 시장은 실질적으로 일 할 시간이 1년이 채 안된다”고 말했다. 짧은 임기에는 서울 시정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바로 들어가야 혼란이 덜하다는 논리다.


오 전 시장은 현재 서울시장 여야 주자들이 내놓은 부동산 공약은 제대로 못 지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냉정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1년 내에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며 “다 시작을 할뿐이고, 논의를 할뿐이다. 규제를 풀고 기반을 조성하는 기간이라고 얘기하는게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을 연임한다고 해도 그 몇십만가구 약속했던 것중에 완공할 수 있는 물량은 거의 없다”면서 “거짓말에 가깝다”고 혹평했다.

오 전 시장의 부동산 문제 해결책은 다소 색다르다. ‘규제 완화’ 차원은 다른 야권 후보와 비슷하지만 ‘디테일’에 강하다. 그는 “서울시에는 법과 시행령에 없는 일종의 서울시 방침인 ‘서랍 속 규제’가 있는데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건축물을 7층 이상 짓지 못하게 한 7층 규제와 한강변 35층 규제가 대표적”이라며 “이를 풀어주면 집 건축의 경제성이 높아져 공급이 늘어난다. 현재는 이것이 가장 빠른 주택공급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처음 출마 선언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하면 불출마하는 ‘조건부 출마선언’을 해 빈축을 샀다. 그는 이에 대해 “야권분열의 가능성을 100% 제거한 상태에서 경선이 치러지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이 안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떤 선거든지 경쟁이 시작되면 감정이 고조되고 단일화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그 제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2011년 무상급식 논란 때 시장직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서는 “미숙했다”고 돌아봤다. 자신을 ‘따뜻한 보수’라고 소개한 그는 “우파와 좌파를 가르는 것보다 민생실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굳이 노선을 정리하자면 따뜻한 보수”라며 “2011년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건 소득 최상위층에 줄 수 있는 재원을 중위 이하 가정에 더 많은 지원을 하자는 이유에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재임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이 각광받았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더 보완할 일이 생겼다”며 “크고 작은 미숙함과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형창·곽은산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허정호 선임기자, 영상=이우주 기자

※세계일보는 차기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을 대상으로 ‘뼈때뷰(뼈때리는 인터뷰)’를 연속으로 진행합니다. 뼈때리다는 ‘뼈를 때리 듯 일침을 놓는다’는 뜻의 요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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