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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VS 베이조스' 세계 최고 부자들의 우주 땅 싸움 "우주도 좁다"

이효상 기자 입력 2021. 01. 27. 15:11 수정 2021. 01. 2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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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우주의 부동산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위성 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아마존이 위성 발사를 위해 선점한 영역에 스페이스X가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왼쪽)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는 아마존이 “스페이스X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아마존은 “경쟁을 방해하는 건 (업계 선두인) 스페이스X에게만 이익이 된다”고 맞받았다.

미국 CNBC 등은 26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두 사람이 위성 인터넷 사업과 관련한 연방 규제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은 2090억 달러(한화 약 231조원), 제프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1920억 달러(한화 약 213조원)로 나란히 세계 부자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위성 인터넷 사업이 신경전의 발단이 됐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스타링크’ 사업을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목표는 2020년대 중반까지 소형 위성 약 1만2000기를 쏘아 올리는 것인데, 이미 발사한 위성 약 1000기로 상용화를 진행하며 경쟁자들을 멀찍이 앞서가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아마존은 2029년까지 3000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려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카이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직까지는 1기의 위성도 발사하지 못했다.

문제는 스페이스X가 기존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허가를 받은 영역보다 고도가 더 낮은 곳으로 위성 발사를 계획하면서 발생했다. 아마존은 스페이스X의 위성이 고도를 낮출 경우 자사의 위성과 영역이 겹쳐 신호 간섭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지구 상공 590㎞ 부근에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인데, 스페이스X가 수정한 계획대로 고도 540~570㎞ 부근에 위성을 배치할 경우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반발하고 나서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빨라봐야 운영까지 몇 년은 더 걸릴 아마존 위성 시스템을 위해 스타링크를 방해하는 것은 공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직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는 아마존 서비스보다 이미 상용화에 들어간 스페이스X 서비스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아마존은 “스타링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카이퍼의 시스템을 설계했는데, 이제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의 시스템 설계를 바꾼다고 한다”며 “걸음마 단계의 경쟁을 억누르는 것은 스페이스X에게 이익이 되지만, 공익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CNN은 FCC의 문서를 인용해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의 고도를 580㎞ 이하로 제한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CNN은 “고도 제한은 아마존이 자체 위성을 발사하기 시작한 이후에 적용될 것”이라며 “아마존이 위성을 발사하기 전에 스페이스X가 이를 준수할지 여부는 명확지 않다”고 했다.

스페이스X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143개의 소형 위성을 실은 로켓 팰컨9을 발사하고 있다. 플로리다|AP연합뉴스


우주에 갈수록 많은 위성이 배치되는 최근 상황이 이 같은 우주 영역 다툼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애초 스페이스X도 위성의 충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이번 고도 변경 계획을 추진했다. 특히 발사되는 위성 상당수가 지구 상공 2000㎞ 이하에 배치되면서 충돌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09년에는 러시아 통신위성과 미국 통신업체의 위성이 약 780㎞ 상공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발생한 파편은 여전히 궤도를 돌면서, 또 다른 충돌 위험을 낳고 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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