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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 품질유지 '적정수준' 어디까지..학계 "기준저하 우려"

윤지혜 입력 2021. 01. 2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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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해설서에 개념 명확화..법제화는 고민 중"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특수서비스는 인터넷접속서비스의 품질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적정 수준'이란 표현이 모호해 그 기준과 판단 주체가 자의적일 수 있다."

전응준 법무법인 유미 변호사는 27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오픈넷이 주최한 '망 중립성과 새로운 인터넷 10년'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기존 서비스보다 품질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식의 적극적인 표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픈넷은 27일 '망 중립성과 새로운 인터넷 10년'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TV 캡처]

망 중립성이란 ISP가 모든 트래픽을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부터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해왔으나, 5G가 상용화되면서 자율주행·원격의료 등 융합서비스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트래픽 관리 기술 차등화가 논의됐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년6개월 간의 논의 끝에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특수서비스만 예외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일정 요건을 갖춘 특수서비스는 일반 인터넷과 구분된 별도의 네트워크로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

콘텐츠사업자(CP)들은 망 중립성 원칙 유지에 안도하면서도 불명확한 내용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ISP가 특수서비스를 위한 망 투자에만 집중한다면, 일반 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즉, '적정수준'이라는 기준을 보다 명확히 세워야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유럽연합(EU)과 달리 정부 가이드라인은 특수서비스 요건으로 일반 인터넷 서비스의 적정 수준 유지만 요구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특수 서비스 개발·확대를 도모할 경우 적정 수준의 기준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SP가 특수서비스를 남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특정 용도로 일정 전송 품질만 보장하면 특수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어 일반 인터넷에서 구현 가능해도 특수서비스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별도의 네트워크 자원과 트래픽 관리 기술을 적용해 한정된 고객에게 제공하는 IPTV VOD 서비스는 일반 인터넷으로도 가능하지만 특수서비스로 인정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 역시 "특수서비스 규정으로 불공정한 차별을 받는 중소벤처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지조항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제로레이팅이 제외돼, 자본력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인 기준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적정한 속도를 명시한다면 속도가 향상됐음에도 기존의 낮은 속도를 고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품질 저하 보단 적정수준이란 표현이 오히려 인터넷 품질을 보장한다"라며 "기술은 진화하는데 ISP는 과거의 낮은 속도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계의 의견을 반영해 "3월까지 해설서를 만들 때 속도 저하는 안 된다는 내용을 적정수준에 포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법제화해야…과기정통부 "고민하겠다"

이날 간담회에선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해 규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1천200개 스타트업이 가입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망 중립성을 원칙을 법적 위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 변호사는 "망 중립성 원칙이 행정지도인 가이드라인으로 돼 있어 규범력이 약하다"라며 "법규범이 돼야 (특수서비스) 조건도 명확해지고 집행력도 확보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는 망 중립성 원칙을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특수서비스 도입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특수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전문가나 시민단체 의견은 반영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행령, 시행규칙, 최소 고시 수준만 돼도 규제·법제심사와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는데 가이드라인은 이런 과정이 전혀 없다"라며 "가이드라인을 법규 명령 형식으로 다시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법제화를 고민했으나 ICT 업계 기술 진화나 민첩성을 고려해 가이드라인 형태로 하기로 했다"라며 "어떤 형태의 법제화가 의미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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