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뚫은 '차석용 매직'..화장품 업계 1위 '우뚝'

유현욱 입력 2021. 1. 27. 16:40 수정 2021. 1. 2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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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 경신
매출 7.8조, 영업이익 1.2조 기록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관왕' 달성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코로나19에도 ‘차석용 매직’은 이어졌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LG생활건강의 고속성장을 견인하면서 ‘기록의 사나이’로 불려온 차 부회장이 또 일을 냈다. K뷰티의 절대강자 아모레퍼시픽을 꺾고 화장품 업계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로써 화장품(뷰티), 생활용품(HDB), 음료(리프레시먼트) 3개 사업부 모두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16년 연속 성장 곡선을 그리면서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7조8445억원, 영업이익 1조2209억원, 당기순이익 813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 3.8%, 3.2% 증가한 수치다.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인 매출 7조8428억원, 영업이익 1조2264억원, 당기순이익 8376억원 등과 대체로 부합했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60분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3분기 연속 증가하며 코로나19에도 LG생활건강의 성장 엔진은 멈추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속적인 고강도 봉쇄 조치, 그에 따른 극심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된 한해였다”면서 “극한의 위기 속에서도 전 사업부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진작책과 맞물려서 2021년 실적이 더 기대되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실적이 여느 해보다 특별한 것은 핵심 사업인 화장품에서 ‘골든크로스’(아래에서 위로 뚫고 올라가는 것)를 만들어냈다는 점 때문이다. 화장품은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한다. 사업부별로 보면 LG생활건강은 작년 연간 화장품 매출 5조5524억원(영업이익은 964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FN가이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화장품 매출을 4조4293억원(영업이익은 1529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아모레퍼시픽을 누르고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하는 셈이다.

승부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갈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중국의 디지털 채널에서 당사 럭셔리 브랜드들이 높은 매출 성장을 이루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글로벌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가 있던 4분기에만 화장품 매출이 41% 증가했음이 이를 입증한다. 오프라인과 중저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다 매출 하락을 겪어온 아모레퍼시픽이 유의미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화장품보다 사업 규모는 작은 생활용품과 음료는 성장 속도가 더 가팔랐다. 생활용품은 지난해 매출 1조8733억원, 영업이익 2053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대비 각각 25.9%, 63.0% 증가했다. 음료는 매출 1조5132억원, 영업이익 1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26.2% 성장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중심에는 차 부회장이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가 왔을 때에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의 역대급 성과에도 “지금과 같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제의 정답, 어제의 관점이 오늘까지 유효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몰락의 시작”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회사의 외형이 커질수록 기본기를 더욱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차 부회장의 혜안은 화제로 떠올랐다. 차 부회장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엮은 책 ‘CEO Message’(최고경영자 메시지)를 구해 읽으려는 열풍이 인 것이다. 윤태환 루프에너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 부회장은) 만년 2위를 1위로 발전시킨 인물”이라며 “12년간 한 번도 미루지 않고 격주마다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인사이트를 정리하는 건 진정성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

유현욱 (fourleaf@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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